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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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카페인 안전 용량’ 있지만 섭취 최대한 늦춰야 [부모 백과사전]

#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 크리스마스에 유치원생 아이와 함께 해외 디즈니랜드를 다녀오며 핫초코와 녹차라테를 구매했다. 아이와 디즈니랜드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함께 음료를 마셨지만 우연히 인터넷에서 녹차라테에 60∼80㎎의 카페인이 포함됐다는 글을 읽고 충격에 빠졌다. 김씨는 “디즈니랜드에서 파는 ‘캐릭터 굿즈’ 음료라서 당연히 아이들이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봉투에는 카페인 포함 수치가 적혀 있지도 않았다”며 “애들이 많이 마시는 코코아에도 카페인이 포함됐다는데 소아 카페인 섭취에 문제가 없는 건지 헷갈린다”고 혼란을 토로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고하는 카페인 1일 섭취 권고량은 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 체중 1㎏당 2.5㎎ 이하(최대 150㎎)다. 카페인 용량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기에 대부분 성인은 프랜차이즈 커피숍 커피 한 잔에 70∼80㎎이 함유된 것을 감안, 하루 3잔 이하를 적정치로 기억한다.

문제는 ‘카페인=커피’라는 인식이 강해 자칫 커피 외 ‘카페인 식음료’에는 소홀하기 쉽다는 점이다. 녹차, 홍차, 초콜릿, 탄산음료, 자양강장제, 에너지 드링크, 운동보조제 등 다양한 식음료에 카페인이 들어있다. 녹차의 경우는 그나마 ‘카테킨’ 성분이 함유돼 카페인 흡수를 중화하는 효과가 있어 나은 편이지만, 찻잎을 우린 형태가 아닌 녹차라테나 에이드 등의 경우 카페인 함유량이 높은 편이다.

코코아.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그렇다면 기준대로 체중 10㎏(만 1세) 유아가 25㎎ 이하 카페인을 섭취하면 안전할까. 송주영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해외의 사례를 들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송 교수는 “미국의 경우 12세 미만에서는 카페인 섭취를 (아예) 권고하지 않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는 4세 이후에야 권고량을 고지하고 있다”며 “영양학상으로도 초콜릿, 탄산음료 등의 섭취는 3세 미만에서는 금하거나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권고하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식약처) 안전 용량이 있더라도 (카페인 함유 식음료는) 주지 않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른 시기 카페인에 노출되면 이에 따른 단·장기의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는 탓이다.

영유아에서는 카페인으로 인한 부작용뿐 아니라 영양 측면에서도 이득이 없으므로 최대한 노출을 늦추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초콜릿 과자, 탄산음료, 코코아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중요하다.

송 교수는 “현재 비만과 관련된 고칼로리 간식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하듯이 카페인에 대해서도 학동기 전부터 아이들의 가정 교육이 필요하다”며 “청소년 시기엔 카페인 섭취가 단순히 각성상태 증가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교육하고 커피뿐 아니라 에너지 드링크, 운동보조제를 확인해 안전한 용량을 아이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