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시장에서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백화점은 수백만원대 프리미엄 상품이 진열대를 장식한 반면 대형마트는 20만원 이하 중저가 가성비 상품 중심으로 양분되는 모양새다.
이같은 현상은 이용객들의 경제적 수준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들은 고가·프리미엄 선물을 선호해 불황에도 30만원 넘는 고가 세트가 인기를 누린다.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중저가 상품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판매한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같은 기간 대비 19.4% 늘었다.
가격을 내린 한우세트와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과일 세트, 가격과 실용성을 강조한 통조림세트가 매출을 견인했다. 한우가 37%, 과일은 60%, 통조림은 29%씩 매출이 늘었다.
우선 한우세트는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10만∼20만원 사이 가격대 상품 매출이 147% 급증하며 대형마트 선물세트 '최강자'임을 재확인했다.
과일 세트는 가격이 급등한 사과와 배 대신 상대적으로 시세가 안정적인 샤인머스캣 혼합 비중을 확대해 가격을 낮춘 게 주효했다.
또 햄류와 참치캔류가 대부분인 통조림 세트도 고물가로 명절 '집밥족'이 늘어나는 트렌드에 맞게 선물 수요가 꾸준하다. 특히 3만원대 세트가 인기를 끌며 매출이 56%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는 10만원이 채 안 되는 실속 한우세트와 과일 세트가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5만원대인 충주 프레샤인사과(5㎏)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2일까지의 예약판매 매출이 2배 늘었고 9만원대 한우 정육세트도 70% 증가했다. 1만원을 밑도는 김 선물세트 매출이 2배가량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홈플러스는 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극가성비 수요가 높아졌다고 보고 올해 설 예약판매 상품의 67%를 3만원대 이하 상품으로 구성했다.
예약판매 기간 보리먹고자란돼지 BBQ 세트, 정성담은 표고혼합 세트 등 2만∼3만원대 상품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밖에 4만원대 당도선별 사과세트와 전통양념소불고기 냉동세트, 8만원대 LA식 꽃갈비 냉동세트 미국산 쇠고기 등 가성비 상품이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에서는 가성비 세트에 힘을 주고, 대형마트에서는 프리미엄 세트 물량을 늘리는 등 이른바 '크로스오버' 현상도 나타나지만 아직은 각 업종의 핵심 고객층에 맞춘 판매 전략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을 중간 점검한 결과 축산은 30만∼50만원대, 청과는 10만∼20만원대, 수산은 20만∼30만원대 상품이 각각 잘 팔렸다.
최근 2∼3년 사이 백화점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인 가격대의 선물세트 상품이 불황 속에서도 예외 없이 잘 나간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