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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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한동훈 사퇴 요구, 김건희 여사 때문 아니라 총선이 우려돼서”

“한 위원장, 섣부른 대선 행보에 자신 구겨 넣으며 선대위 발족에 관심 두지 않는다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한때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신평 변호사가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배경에 관해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한 비대위의 미지근한 입장 때문이 아니라 한 위원장의 영향력이 미약해 총선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대통령실의 근본적 이유는 다름 아니라 한 위원장의 중도확장성이 대단히 미약하다는 데 있다”고 적었다.

 

그는 “결국 총선은 정부지원론과 정부견제론의 엄청난 차이에 따라 국민의힘 참패로 끝날 가능성이 대단히 농후하다”면서 “대통령실은 이를 직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신 변호사는 “과연 한 위원장의 적절치 못한 대선 행보, 혹은 그와 가까운 비대위원의 대통령 내외분을 향한 거칠고 무례한 망발, 한 위원장의 그 용인 등이 그 자체만으로서 대통령실의 격분을 초래해 그런 요구로 이어졌을까”라고 의미심장하게 물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의 추측과는 다를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면서 “다른 근본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따로 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한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고 상당 기간이 지난 1월 둘째 주에 갤럽조사에서 그(정부견제론과 정부지원론) 16%의 엄청난 차이가 요지부동으로 그대로 있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이어 “그사이 한 위원장은 강력한 팬덤을 형성했고 또 엄청난 셀럽효과를 누렸으며 심지어는 한 위원장을 본 사람 중에 눈물을 펑펑 흘리는 사람까지 생겼는데도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을 둘러싼, 동화처럼 찬란한 빛을 뿌리는 현상은 사실은 국민의힘 강성지지층인 보수, 중도, 진보의 3:4:3의 구도에서 보수의 3 안에서 일어난 것”이라며 “국민의힘으로서는 한 위원장 체제로 선거를 치르면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극히 불리할 것임이 명약관화”라고 봤다.

 

신평 변호사. 연합뉴스

 

신 변호사는 “국민의힘은 중도확장성을 가지는 다른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그가 비대위원장으로 국민의힘을 끌고 나가야 현재의 여론조사에 나타난 불리함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한 위원장이 사퇴에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 선거대책위원회를 빨리 발족시켜 그 위원장을 중도확장력이 강한 정치인으로 보완하면 된다”면서 “과연 국민의힘을 아끼는 입장에서 혹은 보수의 총선 승리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내가 얼핏 듣기에는 한 위원장은 섣부른 대선 행보의 욕심에 자신을 구겨 넣으며 선대위의 발족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한다”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이에 앞서 신 변호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위원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신 변호사는 한 위원장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서 여권의 강성지지층이 보내는 환호와 열성에 도취했다”면서 “급기야 그가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강하게 걸기 시작했고, 그것이 만든 환상에 완전히 젖어있다”고 맹비판했다.

 

또 그는 “애초에 나는 한 위원장을 옹립하려는 것 보고 혀를 찼다. 여권에 저토록 사람 보는 눈을 갖춘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깊이 낙담했다”고 덧붙였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