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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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리기 딱이다”…10명 중 8명이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

응답자 75.6%…“팝업스토어 방문해봤다”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관련 검색량 급증
“외적인 것보다 상품 본질에 집중해야”

“인스타그램에 자랑하기 좋잖아요!”

 

인스타그램에 ‘팝업스토어’를 검색하자 54만개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관련 게시물까지 더하면 최소 100만개 이상이다. 직장인 윤모(27)씨는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소비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랑하기 좋은 팝업스토어에 열광하는 것 같다”면서 “팝업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 있을 땐 되팔기 위해 방문한 이들까지 더해 사람이 더욱 많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gettyimagesbank 제공.

팝업스토어는 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을 뜻한다. 1~2주 정도 짧은 기간만 진행되는 특성상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서 장소를 임대해 운영된다. 잠깐 떴다가 사라지는 인터넷 팝업창과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팝업스토어 개설 대열에는 지난해 2월 극장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열풍을 이끈 ‘슬램덩크’와 구독자 2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빵빵이의 일상‘도에도 합류했을 정도다.

 

팝업스토어가 대세인 만큼 이를 찾는 소비자 역시 많아졌다.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에 대한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대와 30대 순으로 방문 경험자가 많아 젊은 세대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시장조사 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 및 인식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5.6%가 팝업스토어 방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색적이고 특별한 팝업스토어가 많은가’란 질문에 68.5%가 동의했고, 이어 ‘SNS에 올릴 만한 팝업스토어가 많아진 것 같다’는 동의율도 64.6%나 됐다.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 4월 이후 팝업스토어 검색량이 급격히 늘어났다. KDI 경제정보센터가 지난해 분석한 팝업스토어 보고서를 살펴보면 네이버데이터랩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했을 때 2023년 7월에는 전년도 4월 대비 4배가량 검색량이 증가했다.

 

소비자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과 다르게 한정된 기간에만 누릴 수 있는 경험에 흥미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팝업스토어에서 ‘특별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65.7%)’에 대한 동의율이 높았기 때문.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더라도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구매하는 재미가 있다’는 응답 역시 63.1%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세대 중심으로 팝업스토어에 대한 만족감이 높게 나타났다. ‘팝업스토어 경험이 만족스러운 편’이라는 응답이 20대(65.2%), 30대(60.8%)순으로 많았다. ‘팝업스토어 방문 이후 해당 브랜드·콘텐츠에 관심이 커졌다’는 응답도 20대(63.8%), 30대(62.3%)순으로 많았다. 또 ‘팝업스토어를 진행한 브랜드나 콘텐츠에 대한 호감이 생겼다’는 답변 역시 2030세대에서 과반수를 차지했다.

 

팝업스토어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팝업스토어에 대한 만족도 설문 결과 40대와 50대에서도 50%에 가까운 동의율을 보였다. ‘팝업스토어 경험이 만족스러운 편’이라는 응답이 50대(54.7%), 40대(47.2%) 순으로 많았다. ‘팝업스토어 방문 이후 해당 브랜드·콘텐츠에 관심이 커졌다’는 응답은 40대와 50대 각각 48.7%, 48.6%로 나타났다. 이러한 만족감을 바탕으로 전체 응답자 중 80.3%가 앞으로도 팝업스토어를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도하게 열리는 팝업스토어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팝업스토어가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사람들의 체험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시적인 특성상 소비자의 조바심을 자극해 (팝업스토어에) 찾아오게끔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2~3주라는 짧은 기간만 운영하고 사라지길 반복하다 보면 분명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며 “소비자는 외적인 것보다 상품 자체의 본질에 집중해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