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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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전 침몰’ 신안 보물선, 해저유물 방문자센터 건립 나선다

전남 신안군이 700년전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한 신안선 해저 유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방문자센터 건립에 나선다.

 

신안선은 1323년 중국 원나라의 절강성 닝보(寧波)항을 출항해 일본 규슈의 하카타(博多)항으로 가던 무역선으로 항해 도중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배의 규모는 최대 길이 34m, 너비 11m로 200여 명이 승선하는 초대형 무역선이었다.

 

신안해저발굴 당시 신안 보물선 인양 장면. 신안군 제공

신안군은 대한민국 수중 발굴의 출발점이 된 신안선 발굴의 역사적 가치 확산과 문화유산 향유 기회 증대를 위해 신안해저유물 방문자센터 건립을 추진한다고 24일 밝혔다.

 

신안군은 문화재청과 국회에 박물관 건립 지원을 요청한 결과 2024년 문화재청의 '신안해저유물 방문자센터 건립 사업(총사업비 80억)'이 확정돼 우선 2억원을 확보했다.

 

해저유물 방문자센터 건립 사업은 올해 상반기 지방재정투자심사와 실시설계 용역을 착수하고 2025년에 건축공사를 시작해 2026년에 준공될 예정이다.

 

신안선 발굴 해역이 있는 증도면 방축리에 들어서게 될 방문자센터는 해저 유물을 활용한 실감형 디지털콘텐츠 제작, 미디어아트를 통해 다양한 체험과 정보를 제공한다.

 

신안선 우측면도. 신안군 제공

박우량 신안군수는 “국비 지원 확정으로 역사적 발굴 현장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신안해저유물의 진정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민들의 자긍심도 고취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1976년 신안 증도 앞바다에서 어부의 그물에 건져 올라온 도자기로 시작된 신안선 발굴은 14세기 동아시아의 대외교역과 찬란했던 도자기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2만 7000여 점의 해저 유물을 세상에 선보였다.

 

1984년까지 9년 동안 11차례의 수중 발굴에 동원된 잠수사는 총 9869명이었으며 3000 시간의 잠수를 통해 유물 인양 작업이 이루어졌다.

 

인양 기간 전 국민은 물론 해외 학계의 높은 관심 속에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 해군지원단(심해잠수사), 전라남도, 신안군, 목포경찰서 등 여러 기관이 참여하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추진됐다.

 

신안 보물선에서 발굴 인양된 도자기. 신안군 제공

발굴조사에서 인양된 유물들은 바지선과 해군함정에서 1차 세척을 거쳐 지도읍의 발굴본부에서 분류한 다음 국립광주박물관과 목포의 문화재보존처리소(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보내졌다. 그 후 1986년 발굴 해역 인근에는 기념비만 세워졌으며 발굴된 수많은 유물은 서울로 옮겨졌다.

 

2010년대부터 신안군은 ‘보물섬’으로 알려진 증도에 신안선 발굴기념관, 증도해저유물 테마파크, 신안선 해저 유물 체험관 등 다양한 기념시설 건립을 위해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접근성과 유사 시설이 목포와 광주에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안=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