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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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구축함, 총통선거 후 대만해협 첫 통과… 中 “도발”

7함대 “항행의 자유 원칙 수호 의지”
대만 방문 美 의원들 “관계 더 강화”
라이칭더 “파트너십 튼튼히 할 것”

미국 구축함이 지난 13일 치러진 총통선거 이후 처음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대만 방어를 돕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만해협을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반발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미군 제7함대는 해군 구축함 ‘존 핀’호가 24일(현지시간)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유도탄구축함 '존 핀'호가 24일(현지시간) 동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7함대는 구축함이 국제법에 따라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적용되며, 그 어느 연안 국가의 영해에도 해당하지 않는 수로를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항행에 대해 “모든 국가를 위해 항행의 자유라는 원칙을 수호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입증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자국 영해로 간주하는 대만해협이 국제해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어느 나라의 선박도 자유롭게 지나갈 권리가 있음을 보여 주는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함정이 해협을 지나가도록 했다. 미 해군이 자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지났다고 공식 확인한 것은 대만 차기 총통 선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해협을 자국 앞바다로 간주하는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의 스이(施毅)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항해하며 공개적으로 선전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동부전구는 병력을 조직해 미국 구축함의 모든 과정을 감시하고 법률과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고 밝혔다. 스 대변인은 “최근 미군이 종종 도발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악의적으로 해치고 있다”며 “동부전구의 각 부대는 항상 고도의 경계를 유지하고 국가의 주권 안전과 지역의 평화 안정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 ‘대만 코커스’의 공동 의장인 민주당 아미 베라 의원과 공화당 마리오 디애즈발라트 의원 등은 대만 행정부와 재계 고위급을 만나기 위해 전날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의원들은 이번 대만 방문 목적에 대해 “민주적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미국과 대만 간 굳건한 경제·국방 관계를 더 강화할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당선인은 25일 대만 총통부에서 미 의회 의원들을 만나 미국과 대만의 파트너십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 당선인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현상 유지할 것이라며 대만인이 선택한 민주주의와 자유·인권은 대만과 미국 양국이 공유하는 핵심 가치라고도 언급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