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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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수도권 넘어 강원~충청까지 연결…“집값 상승 기대”

초대형 교통 호재에 부동산시장 '들썩'
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를 위해 약 134조원을 집중 투자한다.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 충청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인데, 철길이 놓이는 지역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는 경기 평택, B는 강원 춘천, C는 경기 동두천과 충남 아산까지 추가 연장이 가능해지는데 연장 노선은 지방자치단체 비용으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각 지자체에서 부담 가능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교통망 확충으로 집값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기대감과 함께 노선, 역사 위치 등을 놓고 지역 내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모습도 감지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시대(속도) ▲신도시 광역교통 개선(주거환경) ▲철도·도로 지하화(공간) 등 '3대 교통 혁신 패키지'에 들이는 비용은 약 134조원이다.

 

국비 30조원, 지방비 13조6000억원, 민간 재원 75조2000억원, 신도시 조성원가 반영 9조2000억원, 공공기관 재원 5조6000억원 등이다.

 

건전 재정 기조 하에서 민간 투자 유치 및 지방자치단체 협업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신설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E·F와 지방권 광역급행철도(x-TX) 사업 등은 민간 투자 유치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철도 지하화 사업은 별도 재정 투입 없이 상부 개발 이익을 활용한다는 게 특이점이다. 사업시행자가 채권 발행 등으로 재원을 먼저 조달하고, 상부 공간을 개발한 이익을 통해 사업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방안이다.

 

GTX-A·B·C 연장 사업은 지자체 비용 부담으로 우선 검토하고, 그 외 광역·도시교통 사업은 국비-지방비 매칭으로 추진한다. 국비 보조율은 ▲광역철도 70%(서울 50%) ▲도시철도 60%(서울 40%) ▲광역도로 50% ▲광역버스 준공영제 50% ▲BRT 50%(수도권 도시BRT 25%) ▲환승센터 30%다.

 

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비는 LH 회계 내 광역교통계정을 신설해 신도시 광역교통 개선에 약 11조원을 투자한다. 각 지구별로 분산돼 있고 본 개발사업과 구분 없이 관리 중인 교통대책 사업비를 LH 고유계정과 분리되는 광역교통계정으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GTX-A는 기존 파주 운정~화성 동탄에서 평택 지제까지, GTX-B는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에 더해 춘천까지 이어진다. GTX-C는 상단으로 덕정에서 동두천까지, 하단으로는 수원에서 화성, 오산, 평택, 천안을 지나 충남 아산까지 연장한다.

 

DEF 신설 노선 계획도 나왔다. D노선은 대장을 분기점으로 김포와 인천공항으로 갈라지는 왼쪽 Y와 삼성을 분기점으로 팔당과 원주로 갈라지는 오른쪽 Y가 이어진 '더블 Y자' 형태로 추진된다. E 노선은 인천공항에서 강북, 구리를 거쳐 남양주 덕소까지 횡단한다. F는 수도권 외곽을 순환하는 노선이다. 하남 교산, 덕소, 남양주 왕숙2, 의정부, 고양 대곡, 부천종합운동장, 수원 등을 지난다.

 

이번 정부 발표로 새 철도 노선이 생기는 지역은 집값 수혜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철도가 놓이는 경우 계획발표, 착공, 개통 시 한번씩 집값이 크게 뛰는 경향이 있다.

 

최근과 같이 매수세가 안 붙고 가격이 하락하는 시장 상황에서도 교통 개선안이 나온 경기 김포시의 경우 아파트값이 상승 전환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김포 집값은 0.04% 올라 전주(-0.01%) 하락에서 오름세로 돌아섰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서울 방화역에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를 거쳐 김포 한강신도시까지 10개 역사를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연장안을 발표했다. 10개 역 중 김포에 역 7개가 들어선다.

 

당장 해당 지역 여론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엿보이고 있다. 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평택은 올해 개통하는 A, 올해 착공하는 C노선이 모두 지난다"며 "지제역세권은 국민평형 6~8억원, 고덕국제신도시는 5억원대가 즐비한데 앞으로는 평택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공개된 역 위치와 명칭은 확정 사항이 아니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5차 국가철도망계획에서 확정되는데, 역 위치를 두고 지자체 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내에서 역사의 위치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GTX-D가 경유하는 강동구의 경우 고덕역과 천호역, 길동생태공원역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며 지역민들끼리 다툼이 생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A~C 노선 연장 구간 지역과 D~F 노선의 5차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현실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평택, 춘천, 아산, 동두천 등 광역교통망 확충 지역들의 지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질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지자체 내 재원이 충분할지 등 비용 마련 이슈가 사업 현실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함 랩장은 또 "D~F 노선은 해당 역사 신설 부지 및 인근 수혜지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될 것"이라며 "민자방식이라 사업성이 높은 곳 위주로 민간 참여가 쏠릴 경우 노선별 사업 속도의 차이가 발생하거나 지역별 노선 위치, 역사 배치 등을 놓고 지자체 간 갈등 조율도 필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