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친이재명(친명)계 유승희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일 자신의 지지자 300여명과 함께 새로운미래에 합류할 예정이다. 민주당에서 친명계 탈당은 유 전 최고위원이 처음이다. 유 전 최고위원은 특히 이재명 대표 체제 민주당을 겨냥, “특정인의 사당이 되고 말았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준비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세계일보가 입수한 입장문에서 유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을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유 전 최고위원은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던 당내 민주주의의 전통이 무너져 내렸다”며 “국회의원조차도 지도부와 다른 생각을 감히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특정인의 사당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탄에 집중하다보니 윤석열정부 국정 실패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주요 정책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무소속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 논란, 최강욱 전 의원 암컷 논란 등 늑장 대응 지적을 받은 이재명 지도부의 도덕성 리스크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입장문에는 자신에게 부적격 판단을 내린 중앙당 공직후보자검증위원회에 대한 불만과 함께, 부적격 판단을 받은 뒤에야 할 말을 한다는 반성도 담겼다. 유 전 최고위원은 “경선 참여조차 배제되는 상황에서야 그간 참아왔던 말을 하는 것이 내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 돼 한없이 부끄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4년 전 경선 결과를 승복, 당 소속 후보를 지원하는 활동까지 했지만 예비후보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또 일련의 ‘부적격’ 사태를 겨냥 “당의 지도자가 원칙과 신의를 지키지 못하고 일관성과 명분이 없으면, 당의 공적인 시스템이 무너지고 공정성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출마 포기와 탈당을 고민하던 자신에게 힘이 되어 준 것은 ‘진짜 민주당 지지자’였다며 “험난한 길일지라도 젊은 시절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것과 같은 심정으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그때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민주당을 지향하는 정당에서 지역구 유권자 심판을 받아보겠다는 포부도 담겼다.
유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17년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첫 대선 경선에 나섰을 당시부터 이 대표를 도왔다. 당시 원내 친이재명계는 김병욱∙김영진∙임종성∙정성호∙제윤경 의원 등 손에 꼽았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 대표 여성 지지자 모임인 ‘명랑여성시대’를 조직, 이 대표 지지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