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더, 많은 숫자의 지배/미카엘 달렌·헬게 토르비에른센/이영래 옮김/1만5800원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 미국인 3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좋아요’ 수가 평균보다 많을수록 자신감과 인생 전반에 대한 만족감, 독립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는 조사자들에게 인스타그램의 팔로어 수를 물은 후 한 그룹에는 팔로어 수가 인구학적으로 비슷한 사람들에 비해 39% 더 많다고 알려주고, 다른 한 그룹에는 39% 적다고 알려줬다. 사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거짓말이었지만, 팔로어가 더 많다고 알려준 그룹의 사람들은 자신감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적다고 알려준 사람들은 그 반대의 경향을 보였다. 단지 그렇게 거짓말을 했을 뿐인데 이는 사람들의 감정을 크게 흔들었다.
사회가 고도화할수록 숫자의 힘은 커지고,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보편화한 시대에선 더욱 그렇다. 인스타그램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친구가 몇 명이냐에 따라 때론 삶이 더 보람차지고, 또 때론 절망에 빠진다.
저자는 “우리의 모든 날은 수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 행동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 대부분을 수로 헤아리고 평가한다. 하루에 얼마나 자고, 일했는지를 시계를 통해 알고, 급여의 숫자와 혈압 수치로 행복을 평가하기도 한다.
책은 인간이 얼마나 숫자에 민감한지를 여러 실험과 통계를 통해 보여주고, 이런 숫자를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한다.
일례로 저자는 1000명을 대상으로 다소 미온적인 평가 글과 함께 최고점(5)을 준 호텔과 극히 긍정적인 글과 함께 점수는 3점으로 매긴 리뷰를 제시했는데, 사람들은 점수가 5점인 호텔을 선택하는 경향이 더 강했다. 글보다 평가 점수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다. 우리가 때론 잘못된 평점에 속아 물건을 사거나 예약을 하는 이유다.
혹시 리모컨의 볼륨이 44가 아닌 43이나 45로 표시되면 불안감을 느끼는가. 다행히도 당신만 그런 건 아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홀수는 개인주의적이고 까다롭다고 생각하며 짝수는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다고 여긴다. 또 홀수를 남성적인 수, 짝수를 여성적인 수라고 생각한다. 이는 제품과 브랜드에 숫자를 사용할 때 중요한 요소다.
팔굽혀펴기를 할 때 중위 연령보다 어린 사람과 나이 든 사람의 횟수는 평균 25% 차이였다. 그런데 나이를 물어본 후 팔굽혀펴기를 할 땐 이 차이가 50% 가까이 벌어졌다. 때론 나이를 잊거나 상기하는 게 더 많은 힘을 내게 한다. 그야말로 마법 같은 숫자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