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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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 안고 현장 뛰어든다…소방관 44%, PTSD·수면장애 등 ‘위험군’

소방청,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

최근 경북 문경에서 불길에 휩싸인 공장 안으로 들어갔던 젊은 소방대원 두 명이 순직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생사를 넘나드는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들이 정신적으로 겪는 고통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구조기술자와 소방관들이 건물 구조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뉴시스

소방관 10명 중 4명 이상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나 우울증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1회 이상 자살 생각을 했다’고 밝힌 소방대원도 8.5%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진료사업단과 함께 지난해 3~5월 소방공무원 5만20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 결과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3.9%에 달하는 2만3060명이 PTSD, 우울증상, 수면장애, 문제성 음주 등 주요 심리 질환 4개 가운데 1개 이상에 대해 관리나 치료가 필요한 위험군인 것으로 조사됐다.

 

질환별(복수응답 가능)로 보면 수면장애가 27.2%로 가장 많았으며, 문제성 음주 26.4%, 외상후스트레스 장애 6.5%, 우울 증상 6.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자살 우려에 따른 관리 필요군은 2597명(4.9%)으로, 이 가운데 4465명(8.5%)는 지난 1년 동안 1회 이상 자살 생각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1년 동안 소방활동을 하면서 PTSD를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노출된 평균 횟수는 5.9회로 집계됐다. 1년 간 15차례 이상 외상 사건을 경험했다는 응답률은 10.7%를 차지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