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북한 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김정은의 최고지도자 세습에 대한 불만과 백두혈통에 대한 반감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부가 6일 공개한 ‘북한 경제·사회실태 인식보고서’에 따르면, 2016∼2020년 탈북한 응답자 913명 중 60%가 북한에 거주할 때 정치지도자로서 김정은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24.9%는 보통이라고 답했고,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4.5%에 불과했다. 2011∼2015년 탈북 응답자 2501명 중 57.2%는 부정적, 보통은 17.8%,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22.3%로 나타났다. 김정은 집권기 북한에 거주한 기간이 길수록 부정적 평가가 증가한 것이다.
김정은의 권력승계와 백두혈통 세습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 인식 비율을 압도했다. ‘김정은 권력승계가 정당한가’라고 묻는 말에 2011∼2015년 탈북 응답자 2007명 중 47.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27.8%가 ‘그렇다’고 답했다. 2016∼2020년 탈북 응답자 913명 중에서는 56.3%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28.4%가 ‘그렇다’고 답했다. 세습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정당하다는 인식의 약 두배에 해당한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에 대해서도 부정적 비율이 커지고 있다. ‘백두혈통 영도체계가 유지돼야 한다’는 문항에 2016∼2020년 탈북 응답자 388명 중 54.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29.4%가 ‘그렇다’고 답했다. 과거와 비교해 부정적 인식이 많이 증가한 것이다. 2000년 이전 탈북한 응답자 75명 중 백두혈통 영도체계 유지가 돼선 안 된다는 응답은 22.7%에 불과했고, 57.3%는 유지돼야 한다고 답했다.
통일부는 북한의 경제·사회 변화상과 주민 의식 실태를 객관적·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추적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경제·사회 심층정보 수집사업’을 실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