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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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흉기 난동’ 모방 소년범, 1심서 최대 징역 6년

“위협만 하려 했다” 범행 부인
검찰 “진지한 반성 안 해” 항소

‘신림동 흉기 난동 살인’ 사건을 모방해 살인 미수에 그친 소년범이 1심에서 최대 징역 6년에 처해졌다. 검찰은 엄벌이 필요하다며 항소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검사 김해경)는 지난해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인근 산책로에서 칼을 들고 여중생 두 명을 뒤쫓아 가 찌르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A(16)군에게 징역 장기 6년에 단기 4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고등학교를 자퇴한 A군은 폭력성이 강한 게임에 빠져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 신림동 사건 뉴스를 접하고 ‘강하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상 동기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에 사는 그는 칼 세 자루와 망치 한 개를 가방에 담아 서울로 오기까지 했다.

 

A군은 재판 과정에서 “칼로 위협만 할 생각이었고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상 동기에 의한 신림동 사건의 모방범죄이며 칼을 찌를 듯이 들고 피해자들을 뒤쫓아 뛰어간 점 등에 비춰 살인의 고의 및 실행 행위가 있었다”면서 A군에게 징역 장기 9년에 단기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소년범으로서는 비교적 중한 형이 선고됐다”면서도 “피해자들의 심리적 충격이 크고 피고인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게 보다 엄중한 형이 선고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의 주범 조선은 지난 31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20대 청년을 살해하고 다른 3명에게 육체적·정신적으로 심대한 고통을 겪게 했으며 다수의 모방범죄가 잇따른 점 등을 감안해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은 이상 동기에 의한 강력범죄에 엄정히 대응하는 한편,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