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무색무취’ 전술 비판에도… 클린스만 “한국 돌아가겠다”

전문가 “선수 개인에 의존” 비판 속
클린스만 “월드컵 준비” 사퇴 일축
축구협회 “분석 거쳐 개편 등 논의”

“색깔이 없었다. 도무지 무슨 축구를 하고 싶어 했는지 모르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대한 평가는 이랬다. 전문가들은 클린스만호가 한국 축구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뛰어난 선수로 채워졌지만 부족한 감독의 전술에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채 초라하게 돌아오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대회 내내 선수 개인 능력에 의존하면서 과거에나 볼 수 있었던 롱패스 중심의 경기를 펼쳤다”며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전술을 활용한 분위기 전환 등 변화가 필요했지만 감독은 이런 역할을 못 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0-2로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된 후 미소 지으며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준희 해설위원은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 볼 전개와 전방 압박 그리고 빠른 공수 전환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직력을 앞세운 팀에 고전하는 모습만 보여 주다 대회를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체력적인 문제가 있던 준결승에서는 공격과 수비 간격을 유지해 주는 등 전술적인 부분이 따라와 줬어야 했지만 그런 장면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외신 역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을 비판했다. 디애슬레틱은 “한국은 전술적인 계획 없이 스타 플레이어들이 만들어내는 기회에 의존한 결과 형편없는 경기를 펼쳤다”며 “클린스만 감독은 40세의 신선한 얼굴로 2006년 독일 대표팀을 맡아 준결승에 오른 이후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비판 여론이 빗발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거취 관련 질문에 “어떤 조치도 생각하고 있는 게 없다”며 사퇴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를 분석한 뒤 대한축구협회와 어떤 게 좋았고 좋지 않았는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반 동안 북중미 월드컵을 향해 더 발전해야 한다”며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더 많이 분석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독 선임에 대해 팬들로부터 비판받고 있는 축구협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축구협회 부회장직을 수행 중인 한 해설위원은 “코치진뿐만 아니라 클린스만 감독 자신이 분석 대상이 될 것”이라며 “냉정하고 공정한 분석을 통해 개편까지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