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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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정계 진출 불리… 이민정책 사회적 논의 시급” [연중기획-소멸위기 대한민국, 미래전략 세우자]

‘다문화 1호’ 국회의원 이자스민

“이민시대 눈앞… 다문화 출신 역할 중요
이주민 목소리 대변할 비례대표 필요”

“우리 사회 곳곳에 숨은 모든 사람과 모든 집단의 목소리가 국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국회의원 비례대표 제도의 기본적인 목적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주민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비례대표가 필요합니다.”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 1호이자 재선인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전 한국문화다양성기구 이사장)은 7일 ‘이민시대’를 준비하는 대한민국의 국정과 지방정치에서 의원 비례대표제를 통한 귀화인·다문화 출신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 서상배 선임기자

이 의원은 “사실상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이 지역구 후보로 총선에 나가긴 어렵지 않나. 지역구 출마는 해당 지역에서 태어났거나 아주 오랫동안 정치를 한 사람이 아닌 이상 불리한데 외국에서 온 이주민이 얼마나 표를 받을 수 있겠나”라고 이주민이 정계에 진출하기 불리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어 “당에서 경선한다고 해도 당원 투표에서 이주민에 투표해줄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이주민은) 출발점이 다르다. 출발점이 다르다는 걸 고려하는 측면에서 이주민 비례대표가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우리 사회가 이주민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주민이 사회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적다. 언어적 장벽이 가장 큰 문제고 우리 사회에 대해 모르는 부분도 많다”며 “정치에도 거의 관심을 못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다 똑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주민도 어떤 역할을 주면 뭐라도 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게 된다”며 “이주민이 수동적으로 따라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우리 사회에서 자기가 이끌어볼 기회와 역할을 주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민청 설립 논의와 관련해서는 거시적인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이민정책의 큰 틀조차 없다 보니 이주민에 대한 우리의 스탠스(입장)가 뭔지, 이민을 받아들일 건지, 이주민에 문을 개방한다면 어느 정도 개방할 건지 이런 논의 없이 단지 이민청을 만드냐 마냐 하는 문제만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는 이민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민청을 만들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만들 것인지 하는 논의가 중요하다”고 했다.


박지원·윤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