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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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도전' 김정재 의원 사퇴 촉구 목소리 이어져… 정치권 파장

포항 북 시·도의원 4명, 김정재 의원 예비후보 사퇴 및 총선 불출마 촉구
"8년간 온갖 비리 의혹에 쌓여있는 현역의원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국힘 포항 북 당협 사당화, 노인에 막말 패륜, 쪼개기후원 은폐공작
집중호우주의보 발령 중 사무국장과 골프 즐겨"
포항시민단체도 사퇴촉구 동참

제22대 총선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3선 도전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김정재(포항북) 의원에 대한 예비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지역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종전 포항북구당협협의회에 함께 했던 일부 시·도의원 4명은 김정재 의원의 예비후보 사퇴 및 불출마를 공개촉구하고 나서면서다.

 

국민의힘 소속 포항 시도의원은 6일 오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갖 비리 의혹에 싸여 있고 지역 분열, 갈등을 초래한 김정재 의원의 3선 출마 포기’를 강력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정 시의원, 이칠구 도의원, 한창화 도의원, 안병국 시의원)

한창화·이칠구 경북도의원, 안병국·김민정 포항시의원은 6일 오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온갖 비리 의혹에 싸여 있고 지역 분열, 갈등을 초래한 김정재 의원의 3선 출마 포기’를 강력 촉구했다.

 

이들은 “김정재 국회의원은 당선 이후 8년간 시민들을 분열시키고 지역구 주민들을 막말로 겁박하는 등 자질과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며 “또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온갖 비리 의혹까지 저질러 검찰에 고발당한 만큼 이번 총선 불출마 선언은 마땅한 도리”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김정재 의원 3선 출마 포기 촉구를 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들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우선 김정재 의원의 사익추구로 포항 북구 당협은 사당화돼 주민이 선출한 시·도의원들을 수하의 졸개처럼 취급하고 모 사무국장의 시·도의원 공천 개입, 온갖 부당한 지시로 정보 수집 동원 등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고도 폭로했다.

 

지난해 민원을 제기한 지역구 한 어르신이 ‘의원님’이란 호칭을 쓰지 않고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하자 ‘국회의원 보고 당신이라니 당장 사과하세요!’라며 앙칼진 막말로 겁박했으다는 것이다. 이 동영상을 본 주민들은 심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재 의원의 쪼개기 후원금 사건과 관련, 억대의 변호사비 대납 과정에 5000만원을 후원회에서 모금해 김정재 의원 사무실 모 사무국장에게 현금으로 전달했다는 증언도 최근 터져나왔다고 이들은 폭로했다.

 

그 돈을 이모씨가 ‘일부 받았다’는 대화 녹취록도 확인돼 이 사건은 서울 중앙지검(2024형제7361호)으로 배당돼 그 진실은 낱낱이 밝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들은 “김정재 의원이 지난해 7월 14일 집중호우주의보 발령 당시 경주 인근 모 골프장에서 보좌진들과 함께 가명으로 골프를 즐겼다”며 "“2022년 발생한 힌남노 태풍으로 인한 포항시민들의 트라우마가 채 가시기도 전에 부적절한 행동을 보였고 이후 무기명 회원권, 가명을 사용하는 등 수차례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고 폭로했다. 

 

지난해 7월 13~17일까지 경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로 인명 피해는 사망 19명, 실종 8명, 부상 17명이 발생하는 등 엄중한 상황이었다.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은 집중호우로 인한 각종 피해가 발생하던 와중에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원권 정지 10개월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 본사 및 미래기술연구원 수도권 건립 추진 등 포스코 일련 사태에 대해서도 김정재 의원은 회피와 무관심은 물론 시민들의 반대운동을 불법 시위로 매도하는 등 포항시민들의 이익과 정반대의 행태를 보였다고 이들은 비판했다.  

 

한창화 경북도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 중앙당에서 구태한 정치를 타파하고, 실력 있고 깨끗한 새 인물로 인적 쇄신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 정치 실천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며 “하지만 보수 텃밭 포항지역에서 재선까지 한 김정재 의원이 온갖 비리 의혹에 쌓여있으면서도 3선 권력까지 탐하는 것은 새 정치 판도를 원하는 포항을 크게 오염시키는 꼴이라 참담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김정재 국회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됐음에도 불구하고 총선에 임박해 공천을 반대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통감하면서도 시민들의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  

 

안병국 포항시의원은 "최근 저를 비롯한 4명의 시도의원들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뒤짚어씌우는 일부 세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8년전 김정재 의원이 포항남울릉에 첫 출마했을 당시 지지율이 5%대에 불과했지만 포항북구 지역으로 옮긴 뒤 시도의원들의 힘겨운 노력 덕분에 초선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저희들의 희생과 노력봉사가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경북사회연대포럼·포항시농민회·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은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재 의원에 대해 "청하 의료폐기물 소각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주민이 '당신'이라고 했다는 이유로 고래고래 소리치며 난동을 피우는 패악질을 벌이고, 연대하던 시민단체 관계자를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 매도했다"며 "지역 국회의원이 주민 앞에서 보인 안하무인 태도를 중앙당과 시민이 눈감아준다면 더 이상 지역 정치에 미래는 없다"고 비판했다.

 

또 "포항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포스코 입장만 대변하는 꼭두각시들만 득세해 왔다. 기후위기, 탄소 중립, 환경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분별없이 포스코와 친해지기만 바라는 자들은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장영태 포항시농민회장은 "일부 후보는 상대적으로 만만한 지역구에 도전했다가 공천에서 탈락하면 또 고향을 등질 사람들이 아닌가"라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부적격자들을 철저히 배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역인 김정재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무자격자들이 공천받는다면 더 많은 전국 시민사회단체가 결집해 본격적인 낙선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포항=글·사진 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