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새벽 시간에 대통령 관저로 택시 18대 부른 30대 검거

警, 허위호출 범행 동기 등 조사
여성 “사건 당시 기억 안 나” 진술

윤석열 대통령이 머무는 관저 주변에 택시 18대를 허위로 호출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7일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A(32)씨를 전날 검거해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 9월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뉴시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30분부터 4시20분까지 5∼10분 간격으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대통령 관저 인근으로 택시 18대를 허위 호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측 협조로 A씨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대통령실 외곽 경호를 담당하는 202경비단이 관저로 진입하는 택시들을 제지하자 택시 기사들은 “호출을 받고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위치로 갔다”는 취지로 말했다. 택시 기사들이 이용한 호출 업체는 사건 발생 시간 관저 주변으로 택시를 호출한 이용자의 정보를 추적해 경찰에 제공했다.

A씨가 택시 호출 앱에 등록한 연락처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전화번호로 나타나는 것은 앱의 가명화 시스템 영향으로 추정된다. 앱 관계자는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기사에게는 이용자 연락처를 ‘안심정보’ 방식으로 가명화해 제공한다”며 “일회성 연락처기 때문에 운행이 종료된 현재는 해당 연락처가 사라져 ‘없는 번호’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의 택시 호출에 고의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택시 호출 앱 관계자를 불러 시스템 운용을 파악할 방침이다.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대통령 관저 경계를 강화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