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아베크롬비 24점’ IBK기업은행, 도로공사 잡고 5연패 탈출하며 봄배구 진출의 불씨 되살렸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이 5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봄배구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다.

 

IBK기업은행은 7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한국도로공사와의 맞대결에서 세터 폰푼의 고른 분배 아래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3-0(25-20 26-24 25-00)으로 이겼다. 승점 3을 챙긴 IBK기업은행은 승점 36(12승14패)이 되며 4위 정관장(승점 41, 13승13패)와의 격차를 줄이며 봄배구 진출의 희망을 살렸다.

전반기 마지막 4경기를 내리 패한 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1일 정관장전에서도 1-3으로 패한 IBK기업은행은 이날 경기마저 내줬다면 봄배구 진출의 희망이 더욱 희박해질 수 있었다. 경기 전 만난 김호철 감독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못 잡다보니 어느덧 5연패에 빠졌다.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라면서 “결국 해줘야할 선수들이 어려울 때 해줘야 한다. 한 자리에서 4~5점을 연속으로 먹으면서 경기를 내줄 때가 많다.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사령탑의 절박한 마음을 선수들도 읽었을까. 아니면 선수들 역시 이날 경기를 내주면 희망이 더욱 작아진다는 것을 직감했을까.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몸놀림은 연패 때와는 사뭇 달랐다.

 

경기 전 세터 폰푼이 결정적인 순간 때마다 에이스인 아베크롬비가 아닌 다른 선수들의 공격 루트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던 김 감독의 마음을 읽은 듯, 이날 폰푼은 클러치 상황마다 아베크롬비를 활용하며 경기를 풀어나갔고, 경기는 한결 쉽게 풀렸다.

그렇다고 아베크롬비에게만 의존하는 경기 양상은 아니었다. 1세트에 오른쪽의 아베크롬비가 5점, 왼쪽의 표승주, 황민경도 모두 5점씩을 올렸다. 이상적인 득점 분포였다. 황민경은 서브득점 2개로 상대 서브 리시브를 흔들었고, 표승주도 공격과 리시브에서 제몫을 다 해내며 1세트를 25-20으로 쉽게 따냈다.

 

IBK기업은행은 2세트에도 기세를 몰아 세트 중반까지 19-15로 앞서나가며 무난하게 따내는 듯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의 지적대로 한 순간 흔들리며 도로공사의 맹추격을 허용했고, 결국 2세트는 듀스에 돌입했다. 24-24에서 긴 랠리가 지속되는 상황. 폰푼은 후위에 있던 아베크롬비에게 라이트 백어택을 올렸고, 아베크롬비는 이를 코트에 내리꽂았다. 이어 최정민이 상대 리시버 중 가장 리시브가 취약한 타나차(태국)에게 목적타 서브를 날렸고, 타나차의 리시브는 팀 동료들이 아무도 받아낼 수 없는 코트 사각으로 떨어지면서 IBK기업은행은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나갔다.

 

3세트 역시 경기 양상은 비슷했다. IBK기업은행이 2~3점차 리드를 잡으면 곧바로 추격을 허용했다. 여전히 한 자리에서 2점 이상을 먹는 모습이었지만, IBK기업은행의 승리에 대한 갈망이 더 컸다. 결정적인 상황마다 아베크롬비의 득점포가 터지거나 블로킹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13-12에서도 최정민이 타나차의 공격을 막아낸 뒤 아베크롬비의 페인트까지 코트에 떨어지며 15-12로 달아났다. 타나차의 공격 범실, 임혜림의 오픈 공격, 김정아의 서브득점, 부키리치의 공격범실까지 나오면서 IBK기업은행은 20-13까지 점수차를 벌리며 승기를 굳혔다.

이후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켜나간 IBK기업은행은 23-15에서 황민경의 오픈 공격으로 매치포인트에 도달했지만, 또 다시 한 자리에서 내리 3점을 내줬다. 위기감이 커지던 상황에서 도로공사 전새얀의 서브가 코트를 벗어나면서 IBK기업은행은 3-0 승리를 완성했다.  

 

아베크롬비는 공격 성공률 50.00%로 24점을 몰아치며 팀 공격을 주도했고, 표승주와 황민경도 각각 11점, 10점을 올리며 화력을 지원했다. 주전 리베로 신연경의 부재 속에서 주전으로 나선 김채원도 수비에서 제 몫을 다 했다. 

반면 도로공사는 부키리치가 20점(공격 성공률 38.46%)으로 분전하긴 했지만, 나머지 윙 선수들의 화력 보조가 아쉬웠다. 타나차는 좋은 탄력을 앞세워 공격에선 제몫을 해줬지만, 리시브 불안으로 코트에 내내 세우기 힘들었다. 전새얀이나 이예림 등의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들도 리시브나 수비에선 제 몫을 해줬지만, 공격력이 아쉬웠다. 부키리치 다음으로 점수를 많이 올린 선수가 미들 블로커인 배유나의 10점이었다. 


김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