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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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맞아요"… 속아서 청소년에 술·담배 판매한 소상공인 구제받는다

10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 개최
상반기 중으로 관련법 시행령 개정 예정

나이를 속여 술·담배를 구매한 청소년들 때문에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부가 법을 손질한다. 중소·소상공인 경영 활동의 장애물을 제거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폐공장 레이어57에서 10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 나는 민생경제’를 골자로 3가지 세부 주제로 구성됐다.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계산대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 발표한 민생경제 실현 방안의 핵심은 △기업부담 경감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글로벌 경쟁력 강화다. 그 중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불합리한 규제 법령을 정비한다. 현재는 청소년들이 나이를 속여 술·담배를 구매할 때 판매한 업주만 처벌을 받았다. 중기부는 상반기 중으로 청소년보호법·식품위생법·담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하반기 시행이 되면 업주가 신분증을 확인한 사실이 CCTV 등을 통해 확인될 시 행정처분이 면제된다. 현재 ‘1차 적발 시 영업정지 2개월’이라는 처분 기준도 ‘영업정지 7일’ 등 합리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 

 

오기웅 중기부 차관은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해 고의로 나이를 속인 일부 청소년들로 억울한 피해를 본 소상공인 사례들이 많이 있었다”며 “소상공인들이 영업을 다시 준비하고 버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지속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들도 발표됐다. 먼저 연 매출 3000만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들에게는 올해 한시적으로 사업자당 최대 20만원의 전기요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접수는 21일부터 시작하며 3월 초부터 요금 지원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냉난방기, 냉장고 등을 중심으로 소상공인에게 고효율 기기 보급을 확대해 나간다.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기기나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설비를 구매하면 설치비의 최대 70%를 지원한다.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 지원책도 제시됐다. 중기부는 금융위와 협업해 중·저신용 소상공인의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4.5%)·장기분할상환(10만원)으로 전환한다. 올해 188만명을 대상으로는 은행 납부 이자 중 금리 4%를 초과하는 부분을 최대 300만원까지 환급해준다. 중소금융권은 금리 5~7% 대출에 대해 최대 150만원의 이자를 환급한다. 이자환급은 3월 29일부터 지원한다.

 

연 매출 8000만원 미만까지 적용받는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기준은 1억400만원까지 높여 영세 소상공인들의 세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 외에 대형마트-골목상권 상생협력을 강화하고, 납품대금연동제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게 지원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대형마트와 골목상권 간 상생협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말 대기업 동반성장지수평가에 골목상권 상생협력 지표를 신설한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