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2023년 수도권 주택공급 ‘목표치 69%’ 그쳤다

실적 18만가구… 서울은 32% 그쳐
지역업체 인센티브 확대 등 지원 절실
건산연 “올 전국 주택가격 2% 하락”

지난해 인허가 기준으로 따진 수도권 주택 공급물량이 정부 목표치의 6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지난해 2만6000가구의 인허가가 이뤄져 목표치(8만가구)의 32% 수준에 불과했다.

8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공급 실적(인허가 기준)은 38만9000가구로, 정부 계획 물량 47만가구의 82.7% 수준이다. 비수도권 공급은 계획 물량(21만가구) 대비 실적이 99.3%(20만8000가구)로 목표 물량을 거의 달성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문제는 수도권 공급이다. 지난해 수도권 공급 계획 물량은 26만가구였는데, 실적은 18만가구로 목표치의 69.4%에 그쳤다. 특히 서울 주택 인허가는 2만6000가구에 그쳐 목표치에 크게 미달했다.

김지혜 국토연 부연구위원은 전날 열린 ‘부동산시장 현안 대응을 위한 세미나’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수도권 주택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공급 회복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토연은 원활한 주택 공급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공공부문의 공사비 갈등 조정기능을 강화하고, 신탁방식 재정비 사업 때 주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주택 사업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재개발·재건축 관련 공공 지원 조직을 키워 설계사 선정 및 관리, 시공사 입찰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주택 공급 기반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업체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소수 건설사에 주택 공급을 의존하면 변동성이 확대되고, 위기가 왔을 때 리스크가 빠르게 전이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2018년 이후 부산, 광주, 대구를 중심으로 지역업체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참여할 때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를 운용했다”며 “이를 정비해 해당 지역 건설사뿐 아니라 중소·중견 건설사가 참여할 때도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주택가격이 전국 평균 2%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전국 집값은 2022년 4.7%, 지난해는 3.6%(잠정치) 떨어졌다. 낙폭이 줄었지만 3년 연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산연은 수도권 집값이 1%, 지방은 3%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셋값은 올해 2.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대출 관련) 정책이 강화되고 금리 인하가 난망해 (부동산 시장에) 추가로 자금이 유입되기 어렵다”며 올해 ‘상고하저’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