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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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대폭력 예방교육 ‘100% 이수’ 의원 고작 32명

성폭력 등 매년 의무교육인데도
25명은 임기 중 한 번도 안 들어
전문가 “공천 때 감점 등 규제를”

21대 국회의원 10명 중 9명은 ‘4대폭력(성폭력·성희롱·성매매·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임기 중 한 차례 이상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폭력 예방교육은 양성평등기본법 등에 따라 교원·공무원이 매년 받아야 하는 의무교육이다.

세계일보가 8일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확보한 ‘2020∼2023년 4대폭력 예방교육 국회의원 이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임기 중 매해 이 교육을 이수한 의원은 전체 298명 중 32명(10.7%)뿐이었다. 민주당 소속이 19명으로 가장 많고, 국민의힘 소속은 10명, 정의당·개혁신당·진보당 소속이 각각 1명씩이었다.

사진=연합뉴스

반대로 임기 중 예방교육을 단 한 차례도 이수하지 않은 의원은 25명(8.4%)이었다. 이 중에서는 국민의힘 소속이 19명으로 가장 많았다. 4선 김학용·홍문표, 3선 김태호·박덕흠·윤영석·하태경, 재선 김석기·김희국·이양수·이용호, 초선 강민국·서정숙·안병길·양금희·장동혁·조명희·최영희·최춘식·홍석준 의원이 예방교육을 한 번도 듣지 않았다.

민주당에선 3선 박홍근·윤후덕, 초선 민병덕·서동용·이원택 의원 총 5명이 임기 동안 예방교육을 100% 미이수했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3선 박완주 의원도 임기 4년 동안 교육을 받은 이력이 없었다.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교육에 참여하지 않아도 제재 수단이 없는 점이 의원들 이수율이 낮은 원인으로 꼽힌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2022년 4대폭력 예방교육 공공기관 종사자 평균 참여율은 93∼94%로 의원들보다 훨씬 높았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은 “공무원의 경우엔 의무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승진 심사나 인사 고과에 반영되는데, 국회의원은 그런 게 없지 않나”라며 “국회의원은 입법자이자 준법자여야 하는데, 법을 만들면서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 특권의식”이라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예방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의원들은 공천 심사에서 감점하는 방식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가 매해 교육 의무 기관들의 이수 실적을 공개하는 것과 달리,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이수 현황은 공표하지 않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2023년 교육에 대해서부터는 의원과 보좌직원의 이수 현황도 여가부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국회사무처에서 의원, 보좌진 이수율을 제출하면 당연히 공표할 것”이라며 “올해 10월쯤 공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병관·김나현·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