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은 모든 스포츠 단일 경기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 세계 1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스포츠 메가 이벤트로, TV 중계 광고 단가만 30초당 700만달러(약 93억원)에 달하는 그야말로 ‘쩐의 전쟁’이다.
올해에도 슈퍼볼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제58회를 맞이하는 슈퍼볼은 오는 12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얼리전트스타디움에서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맞대결로 열린다.
이번 슈퍼볼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성사된 ‘리턴 매치’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당시 승리한 캔자스시티는 왕조의 시작을 알리며 최근 4년간 3번 슈퍼볼에 진출해 두 차례 우승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슈퍼볼이 사상 처음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것도 흥행 기대감을 높인다. 또 지난해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MVP)인 캔자스시티의 패트릭 마홈스와 직전 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262순위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인간 승리’ 브록 퍼디의 쿼터백 맞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더 이목을 끄는 건 경기장 바깥에 있다. 세계 최고의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공연 투어에 나서면 지역 경제에 붐을 일으켜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 경제학)’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스위프트의 남자친구가 바로 캔자스시티의 ‘슈퍼스타’ 트래비스 켈시이기 때문이다.
현역 타이트엔드(공격수 중 라인의 맨 끝에 서는 포지션) 중 리셉션(패스를 성공적으로 받는 것) ‘1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켈시는 지난해 9월 스위프트와 열애를 공개해 ‘세기의 커플’로 거듭났다. 스위프트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켈시를 응원하기 위해 이번 시즌 10차례나 경기장을 찾았다. 슈퍼볼 전날까지 일본 도쿄돔 콘서트 일정이 잡혀 있는 스위프트는 공연이 끝나는 대로 비행기에 올라 슈퍼볼을 관람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선 스위프트의 슈퍼볼 참석 여부가 경기만큼 초미의 관심사다.
이런 안팎의 조건은 올해 슈퍼볼을 ‘역대급 돈잔치’로 만들고 있다. 입장권 평균 가격은 9815달러(약 1300만원)으로, 지난해 슈퍼볼보다 70% 가까이 급등했다. 가장 비싼 티켓은 무려 7만5925달러(약 1억79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결과 베팅액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미국도박협회(AGA)는 미국 성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6800만명이 이번 슈퍼볼에 돈을 걸며, 판돈의 규모는 231억달러(약 30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