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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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법무장관 후보자 15일 인사청문회… 쟁점은

퇴직 후 재산 총 23억원 증가
퇴임 직후 2년간 15억원 수입
전관예우·증여세 탈루 의혹 제기될 듯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후임으로 지명된 박성재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5일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도덕성·역량·적격성 등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가 2017년 검찰을 퇴직한 후 6년 반 동안 재산이 23억원 정도 늘어났다는 것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 제출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박 후보자가 신고한 본인과 가족의 재산은 총 29억1341만원으로, 2017년 7월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으로 퇴임했을 당시 신고한 6억2618만원보다 22억8723만원 늘어났다.

박성재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월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퇴임 직후 2년간 매년 약 15억원의 수입을 올린 데 대해 전직 판사 또는 검사가 변호사로 개업해 맡은 소송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등 특혜를 주는 ‘전관예우’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박 후보자는 검찰 퇴임 직후인 2017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박성재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고, 2020년 8월부터 현재까지 법무법인 해송 대표변호사로 있다.

 

박 후보자는 사업·근로·연금 등으로 2018년 14억8399만원, 2019년 14억6914만원, 2020년 7억3000만원, 2021년 3억9762만원, 2022년 5억6391만원 등 5년간 46억4466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검찰에서 퇴직한 이듬해부터 3년간 수입은 36만8000여 만원이다. 박 후보자는 2022년 7월부터 농협중앙회 비상임이사직을, 2022년 8월부터 우리자산운용 사외이사직을 겸임하며 약 1억2000만원의 급여를 받기도 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수입은) 총매출로서 직원급여, 사무실 임차료 등 비용과 세금 등이 포함된 금액”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배우자의 1억여원 증여세 탈루 정황과 관련한 질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후보자의 배우자가 공동 명의로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1억원 이상의 증여세를 탈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박 후보자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24억5000만원)인데, 박 후보자 부부가 2018년 공동 명의로 사들였다.

 

박 후보자와 배우자 A씨는 지분을 절반으로 나눠 대출 없이 12억2500만원씩을 냈는데, A씨가 아파트 지분을 매입한 출처가 확인되지 않았다. 박 후보자의 퇴임 당시 A씨의 재산은 3276만원의 예금뿐이었고, A씨에게는 별다른 소득세 납부 기록이 없어 박 후보자가 아파트 매입 자금을 증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증여가 사실일 경우 부부간 증여세 면제 한도인 10년간 6억원을 넘어서는 6억2500만원에 대해 1억275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법무부는 이에 관해 “1998년 최초 아파트 구매 시 박 후보 부부 공동 자금으로 구매했으나 당시 후보자의 단독명의로 했었고, 이후 2003년 아파트 매매 시에도 후보자의 단독 명의를 유지했다가 퇴직 후 2018년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실질에 맞게 공동명의로 등기했다”며 “만일 세법상 추가로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과거 인연이 인선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비판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깊고, 사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로 대구지검 형사부에 배치됐을 당시 옆 부서에서 근무했다. 또 윤 대통령이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돼 대구고검에서 근무할 당시 대구고검장이었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검찰 출신 인사 가운데 한 명으로도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박 후보자를 두고 “공직 생활 내내 엄정한 성품과,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원칙에 기반하여 뚝심 있게 일을 처리한 것으로 정평이 난 분”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형사 사법개혁을 이어받아 헌법적 가치를 법무행정에 구현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북 청도 출신인 박 후보자는 대구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198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 시절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 요직을 역임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검찰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에 다시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지나온 삶을 겸허히 되돌아보고 향후 추진할 정책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면서 청문회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