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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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세수 펑크에도… 직장인 근로소득세 비중 ‘10년 새 최대’

근로소득세 비중 17.2%로 높아져

지난해 역대 최대 세수 결손이 발생한 가운데 직장인이 내는 근로소득세 수입은 늘어나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10년 새 최대로 나타났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세 수입은 59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7000억원(3.0%) 늘었다. 기업 실적 악화, 부동산 경기의 하강 등으로 법인세(-23조2000억원), 양도소득세(-14조7000억원), 부가가치세(-7조9000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3000억원) 등의 수입이 감소하는 와중에 근로소득세는 늘어났다.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이에 총국세(344조1000억원)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4.5%에서 지난해 17.2%로 높아졌다. 2013년 이후 근 10년간 가장 높은 비중이다.

 

근로소득세는 월급·상여금·세비 등 근로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근로자의 급여에서 원천징수 된다. 근로소득세 수입은 취업자 수 증가, 명목 임금 상승 등으로 꾸준히 늘어 2013년 22조원, 2016년 31조원, 2020년 40조9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2013년 10.9%에서 2016년 12.8%, 2020년 14.3% 등으로 높아졌다.

 

최근 10년간 근로소득세의 증가율은 168.8%였다. 이는 같은 기간 총국세 증가율(70.4%)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취업자 수가 늘어난 것도 근로소득세 증가에 영향을 줬다. 작년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7000명 늘었다. 이중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위라 볼 수 있는 상용근로자 수는 1569만2000명에서 1617만명으로 증가했다.

 

상용 근로자 임금은 2022년 월평균 410만원에서 2023년(1∼10월) 419만원으로 높아졌다. 다만 근로소득세 수입 증가율은 3.0%로 2019년(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소득세 하위 과표구간 조정과 근로장려금(EITC) 확대 등 근로소득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

 

한편, 지난해 국세수입은 정부 전망보다 56조원 이상 덜 걷혀 역대급 ‘세수펑크’가 발생했다. 정부는 세계적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와 내수침체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예산(400조5000억원)보다 56조4000억원(-14.1%) 줄어 역대 최대 세수 결손을 기록했다. 지난해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 3대 세목에서 기존 예측 대비 덜 들어온 세수가 50조원에 이른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