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살인예고 글을 올린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법원은 허위 글로 시민들이 상당한 공포심을 느꼈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이 권고사직을 권유받아 심리 상태가 불안했다는 점을 참작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유미 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3)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휴대전화를 이용해 온라인 사이트의 한 뉴스 채널 실시간 채팅방에 ‘오늘 B(회사)에서 우리 엄마를 칼부림 살인한다’는 내용의 글을 허위로 올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10여년간 다닌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이같은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A씨의 글로 신고를 받은 경찰이 B사에 순찰차와 형사기동대를 투입해 계속해서 주변을 순찰해야 했기에 경찰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범행 시기인 지난해 8월은 신림역·서현역 흉기난동 등 이상동기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던 때였다. 또한 온라인상에 범죄 예고글도 다수 게시돼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허위 글을 게시하는 바람에 국가인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됐다”며 “회사 안에 있던 사람들뿐 아니라 근방에 있던 사람들도 상당한 공포심과 정신적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므로 죄질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으며 초범인 점, 즉흥적으로 범행을 한 점, 피고인이 지체장애인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고 권고사직을 권유받아 퇴사하는 등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범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