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의 현역 최고의 빅맨으로 군림하고 있는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의 특별함은 공격 조립 능력이다. 전통적인 빅맨 상은 골밑에 자리잡아 볼핸들러들이 제공하는 패스를 받아 득점을 하거나 리바운드 사수에 나서는 것이다. 요키치는 이런 전통적인 빅맨의 역할을 해냄과 동시에 아크 정면 탑에서 공을 쥐고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보고 패스를 건네는 메인 볼핸들러의 역할도 해낸다. 요키치 특유의 프레임이 두꺼운 몸을 무기 삼아 상대 빅맨을 외곽으로 끌어낸 뒤 볼핸들러나 포워드들에게 건네는 핸드오프 플레이와 기상천외한 창의적인 패스로 지난 시즌 파이널 우승을 손수 이끌었다. 올 시즌에도 평균 득점 26.3득점 12.2리바운드 9.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급’ 스탯을 찍으며 덴버의 고공비행을 이끌고 있다. 평균 리바운드는 전체 3위이며 어시스트는 4위다. 지난 시즌 요키치의 정규리그 MVP 3연패를 막아내며 MVP를 수상했던 조엘 엠비드가 부상 이탈한 현 상황에서 요키치는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거론된다.
그런 요키치가 자신과 비슷하게 팀 공격을 조립하는 유형의 빅맨인 도만타스 사보니스(새크라멘토 킹스)와의 맞대결에서 완패했다. 개인 성적에선 시즌 평균에 필적하게 냈지만, 팀 성적은 4쿼터 중반부터 일찌감치 가비지 게임에 들어가며 큰 점수 차로 패했다.
새크라멘토 킹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골든1 센터에서 열린 2023~2024 NBA 정규리그 덴버 너키츠와의 홈 경기에서 17득점 17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사보니스의 맹활약을 앞세워 135-106으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2연패에서 탈출한 새크라멘토는 시즌 30승(21패) 고지를 밟았다. 반면 이날 경기 전까지 36승16패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서부컨퍼런스 공동 1위에 올라있던 덴버는 3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이날 경기가 없었던 미네소타에 서부컨퍼런스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요키치도 이날 23득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하며 사보니스와의 주전 센터 맞대결에선 백중세를 보였다.
두 팀의 승부를 가른 것은 벤치 대결이었다. 자말 머레이-켄타비우스 칼드웰 포프(KCP)-마이클 포터 주니어-애런 고든-요키치로 이어지는 주전 5인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덴버는 이날 KCP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핵심 벤치 요원인 페이튼 왓슨을 주전으로 당겨썼다. 그 바람에 안 그래도 헐거운 벤치가 더욱 헐거워졌다. 벤치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것은 크리스티안 브라운(13점 3리바운드) 한 명에 불과했다.
반면 올해의 식스맨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는 말릭 몽크에 트레이 라일스까지 양질의 벤치 자원을 보유한 새크라멘토는 벤치 대결 구간을 압도하면서 일찌감치 대승을 기운을 가져왔다. 몽크는 벤치에서 출전해 23분만을 소화하면서 팀 내 최다인 23점(야투 9/13)을 몰아쳤고, 슈팅 레인지가 긴 빅맨인 라일스도 3점슛 3개 포함 15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보조를 맞췄다. 여기에 백업 빅맨인 알렉스 렌까지 14분 출전해 11점을 올리면서 새크라멘토는 벤치에서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가 세명이나 나오면서 손쉽게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새크라멘토 주전들이 무임승차를 한 것은 아니었다. 백코트 에이스 디애런 팍스는 15득점 10어시스트로 더블 더블을 기록했고, 2년차 슈터 키건 머레이 17득점, 케빈 허더도 12점을 올렸다. 무려 7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면서 새크라멘토는 시종일관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