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당근’서 사라진 스팸… 명절 선물 시대 저무나

1937년 미국 회사 호멜이 처음 출시한 햄인 스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전투식량으로 채택하면서 각국에 전파됐다. 국내에는 1950년 한국전쟁 때 들어왔으며 이후 CJ제일제당이 호멜사와 제휴해 생산을 시작했다. 특히 스팸은 신선식품에 비해 보관이 쉽고 비교적 부담 없이 선물할 수 있는 품목이어서 인기 명절선물로 꼽혀왔다.

 

하지만 이번 설을 앞두고 스팸의 아성이 무너지는 듯하다. 명절을 앞두고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서 집계하는 인기 검색어 리스트에서 스팸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커뮤니티 당근이 10일 밝힌 바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3∼7일 집계한 인기 검색어에서 스팸은 15위 안에 들지 못했다. '선물세트'는 4위, '한복'은 6위로 명절과 관련된 품목이 인기 검색어에 올랐으나 스팸은 상위권에서 보이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설 연휴 직전(1월 18∼20일) 4위, 추석 연휴 직전(9월 25∼27일)7위로 스팸이 인기 검색어 상위에 올랐던 것과 대조적이다. 온라인을 통한 중고물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명절이 되면 선물로 들어온 제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거나 사들이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져 인기 검색어 리스트에 반영된다.

 

유통업계는 선물세트 종류가 다양해진 것이 스팸의 인기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황으로 인해 더 저렴한 선물 세트를 선호하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다른 한편으로 가공식품의 인기가 떨어지고 건강에 더 좋은 선물을 찾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