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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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하마스 지지한 이란 최고지도자 계정 삭제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이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한 이란 아야톨라(최고지도자)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인스타그램·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9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며 “위험한 조직 및 개인 정책을 반복적으로 위반했기 때문에 계정을 삭제했다”고 전했다. 유엔주재 이란 대표부는 별다른 입장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AP연합뉴스

그간 하메네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을 공습한 하마스를 공개적으로 칭찬해 왔다. 하마스의 공격 직후 이스라엘인 약 1200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인질로 잡히자 “시온주의 정권에 대한 공격을 계획한 사람들의 손에 키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타 정책에는 “우리는 폭력적인 임무를 선포하거나 폭력에 가담한 조직이나 개인이 우리 플랫폼에 존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명시돼 있다. AP는 메타가 이번 조치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따로 하진 않았으나, 기존 정책을 적용해 제재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유대인 단체인 명예훼손방지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 대표는 메타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하메네이는 폭력적인 반유대주의를 선동하고, 전투적인 반유대주의를 합법화하기 위해 수년 동안 이 플랫폼들을 사용해 왔다”고 날을 세웠다. 

 

하메네이의 SNS 계정 정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복수를 암시하는 이미지를 올렸다가 영구 정지당했다. 

 

당시 골프 치는 남성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장면과 전투기로 추정되는 물체의 검은 그림자를 합성한 이미지가 문제가 됐다. 여기엔 “솔레이마니 장군을 살해한 자와 살해를 지시한 자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복수는 적절한 때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는 메시지가 함께 적혀 있었다.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은 2020년 미국 드론 공격에 사망한 자다. 

 

하메네이는 여전히 X(옛 트위터)의 계정은 유지하고 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