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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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발전 도움되는 후보 찍을 터"…호남권 표심 살펴보니

호남지역 설 표심은 윤석열정부 심판론이 압도적이었다. 야권이 정부의 정책 독주를 막기 위해 똘똘 뭉쳐도 시원찮은데 오히려 사분오열된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민생경제를 살리기는커녕 밥그릇 싸움만 하는 현역 의원들을 물갈이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도 거셌다. 

 

설 연휴 첫날인 9일 광주 양동시장에서 만난 김한섭씨는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다. 김씨는 “윤석열정부가 국민 기대 이하로 국정 운영을 하는데, 이를 막을 세력은 야권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신당 창당으로 야권이 분열되니 이게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영원한 자신들 텃밭임을 자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전남 목포에 사는 박무성씨는 “4년 전 묻지마 투표로 민주당을 지지해줬지만 그동안 지역 발전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묻고 싶다”며 “이제는 호남지역민도 어느 당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보고 표를 줘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와 관련한 호남 홀대론도 제기되고 있다. 전남지역 의대 신설 계획이 포함되지 않아서다. 허정 전남 국립의대 유치 범도민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기존 의대가 있는 시·도는 증원을 발표하고 있지만 의대가 없는 전남은 수요조차 정할 수 없어 도민들의 상실감이 매우 크다”고 전했다.

 

전북에서는 올해 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른 기대감과 경기침체로 인한 지역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교차했다. 주민들은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자치권을 보장받아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등 전략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기업 투자유치를 통한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경기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정부의 뽀족한 경기 부양책이 없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전북 전주에서 펜션을 운영 중인 한 도민은 “이번 설 연휴 동안 예약자가 없어 빈방이 수두룩하다. 코로나19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제3지대 신당과 관련해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독주 체제에서 3지대 신당 창당은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최악과 차악이 아닌 최선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호남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광주·무안·전주=한현묵·김선덕·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