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아직 후보도 정해지지 않았어유.”
이번 총선을 앞둔 충청권 민심은 복잡한 편이다. 11일 충북 음성군 금왕읍 한 상가에서 만난 홍모(58)씨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전부 후보를 정하지 않고 있는디 무슨∼”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홍씨는 “(각 당) 후보가 정해지면 그때부터 생각해도 늦지 않어”라고 말했다.
선거 때마다 충청권 민심은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전국 여야 득표율이 충청권 표심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충청권에는 특정 지지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는 ‘스윙보터’도 많아 한 정당에 표를 몰아주지 않는 특성도 갖고 있다. 이번 총선 결과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중원에서의 승자에게 이로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야 주요 정치인들은 충청권과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4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청주 수동성당의 성안나유치원을 다녔다”며 “충북의 마음을 얻는 것은 대한민국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부인 김혜경씨 본가가 있는 충주시를 찾아 도심 유세에 이어 산척면에서도 거리 유세를 했다.
어느 당이 충청지역 현안을 더 챙길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총선 이후 정치권이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광역철도, 메가시티를 비롯해 지역 현안에 있어서의 돌파구를 열어주길 바라는 지역 민심이 상당하다.
충주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1)씨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청주에서 살았다고 하지, 이재명 대표는 충주의 사위라고 하지, 윤석열 대통령 부친 고향은 충남이라고 하지 우리나라 대표 정치인들이 죄다 충청권과 인연이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한 기대감이 없잖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큰 인물들이 많으면 지역 발전 기대치도 덩달아 높은 것이 인지상정”이라며 “지역 발전과 충청권 메가시티, 서민 복지 등 누가 어떤 밥상을 차려 놓을지에 따라 충청권 표심이 움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빅텐트’를 구성한 개혁신당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유보적이다. 충주시 박모(63)씨는 “개혁신당 자체를 잘 모르겠고 지역에선 후보를 낼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제3지대가 힘을 모아야 뭐라도 해볼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충북 청주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45)씨는 “살림살이가 팍팍해 정치에 관심 둘 여력이 없다”며 “제3지대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가 경제는 모르겠지만 지역경제, 서민경제를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