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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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캐리어 탄생, 14일 ‘9부 능선’ 넘는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결합
EU, 합병 심사결과 공지 예정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성사 ‘9부 능선’이 목전에 다가왔다. 합병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국적 초대형 항공사(메가캐리어)가 탄생한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은 14일(현지시간)까지 양사 합병에 대한 심사 결과를 공지할 예정이다.

 

EU 경쟁 당국은 일부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조건부로 승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을 매각하고 유럽 4개 도시(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를 연결하는 노선을 포기하기로 약속하면서 EU 경쟁 당국이 합병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EU의 승인이 이뤄진다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전체 14개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모든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게 된다. 지난달 31일 일본 경쟁 당국도 한·일 여객 노선 12개 중 7개 노선의 일부 슬롯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동북아 허브 공항’ 지위를 두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승인까지 받은 만큼 대한항공은 미국의 승인을 얻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경쟁 당국과 협의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은 EU에 비해 경쟁 제한 우려가 작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이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합병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앞서 미국 법무부가 양국 간 여객·화물 운송 경쟁 제한을 이유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화물 독점 우려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미국 경쟁 당국과의 협상에 따라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일부 슬롯을 경쟁사에 양도하게 될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EU와 미국의 승인을 모두 받아 상반기 중으로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화물사업을 연내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후 브랜드 통합 과정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법인을 최종 청산한 뒤 하나의 회사로 합친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