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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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초·중·고생 ‘500만명’ 무너진다

교육개발원, 학생 수 추계 발표

2024년 513만서 483만명으로 ‘뚝’
2029년엔 100만명 가까이 감소
초1 학생도 2026년 30만명 붕괴
저출생 여파 학령인구 절벽 가시화
교원도 줄어… 올해만 4000여명↓

“동생 반에 학생이 24명뿐이래요. 제가 다닐 땐 34∼35명 정도는 됐는데….”

 

서울 용산구에 사는 정모(25)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된 막냇동생과 이야기하다 반 학생 수를 듣고 깜짝 놀랐다. 동생 학교의 한 반 학생 수가 25명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다른 반도 보통 23∼28명 사이라고 들었다”며 “불과 7년 사이에 한 반의 학생 수가 10명이나 줄어들어 놀랐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에서 한 예비학생이 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저출생 현상이 심화하며 학령인구 절벽이 가시화되고 있다. 매년 전국 초·중·고교생 수가 줄어 2026년에는 500만명 선이 붕괴될 것이란 전망이다.

 

1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2024∼2029년 초·중·고 학생 수 추계 결과’에 따르면 513만1218명인 올해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2026년 483만3026명으로 줄어든다.

 

추계 학생 수는 주민등록인구통계 등을 바탕으로 시·도별 만 6세 인구에 취학률·졸업률·진급률·진학률 등을 적용해 계산한 수치다.

 

전국 학생 수는 매년 줄어들어 2029년에는 지금보다 약 100만명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13만명대인 학생 수는 내년 501만명대로 줄었다 2026년 처음 400만명대에 진입한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학생 수가 2027년 465만5267명, 2028명 448만3013명, 2029년 427만5022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학년별로 보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올해 34만7950명으로 예상되는 초1 학생 수는 내년 31만9935명, 2026년 29만686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년 만에 30만명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전국에선 학생 수 부족으로 폐교하는 초등학교가 매년 늘고 있다. 교육부 지방교육재정알리미에 따르면 2021년 17개교, 2022년 19개교, 그리고 지난해 27개교가 문을 닫았다. 지역별로는 지난해 기준 전북이 가장 많은 7개교가 폐교했고, 경북 6개교, 전남 5개교, 강원·경기 각각 3개교, 인천 2개교, 경남 1개교 순이었다.

 

지방권 초등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초등학교 취학 예정자는 5만9492명으로 전년(6만6324명) 대비 10.3% 감소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립초에 다니는 딸을 둔 학부모 A씨는 “한 반에 학생이 11∼12명 정도”라며 “한 학년을 다 합쳐도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씨의 말처럼 해당 초등학교 전체 1학년 학생 수(2023년 기준)는 49명으로 학급당 평균 12명에 불과하다.

 

빠르게 감소하는 학령인구에 교원 수 또한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해의 경우 공립학교 초·중·고교 교원 정원은 4000명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를 마친 ‘지방교육행정기관 및 공립의 각급 학교에 두는 국가공무원의 정원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에 따르면 올해(14만8683명) 공립 초등학교 교원 정원은 지난해(14만6559명)와 비교해 2124명 줄어든다. 중·고등학교 교원 역시 14만881명에서 13만8709명으로 2171명이 감축될 예정이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