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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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영화 안 보고 OTT·유튜브 본다… 올 설 연휴 극장가 찬바람

직장인 김모(37)씨는 이번 설에 극장 대신 넷플릭스로 영화를 감상하며 ‘본방사수’하지 못한 드라마를 시청했다. 대학생 유모(23)씨는 유튜브를 통해 드라마나 영화를 30∼40분 내로 요약한 ‘몰아보기’ 영상을 보며 명절을 보냈다. 

 

유씨는 “코로나와 독감 환자가 끊이질 않아 대중들이 모이는 영화관 출입이 불안하다”며 “유튜브를 보면 비용이 안 들어서 좋고, 핵심 장면만 골라줘서 더 재밌다”고 만족해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는 ‘OTT(Over the Top)’ 서비스와 유튜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선지 올해 설 연휴 기간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은 지난해보다 40만명 넘게 감소했다. 

 

13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번 설 연휴 나흘간(9∼12일) 전체 관객 수는 219만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연휴 첫날인 9일 42만9000여명, 설 당일인 10일 52만7000여명, 11일 63만3000여명,12일 60만7000여명으로 후반부로 가면서 관객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설 연휴 나흘간(1월 21∼24일) 관객 수는 263만3000여명 이었다. 작년과 비교하면 올해 설 연휴 관객이 43만4000여명(16.5%) 감소한 것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보다는 집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콘텐츠를 즐기는 풍토가 자리 잡아가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설 연휴 대목을 노리고 개봉한 한국 영화 가운데 대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없었던 것도 관객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사진=연합뉴스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크게 줄어든 것은 다양한 채널이 운영되고 있어서다.

 

유튜브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의 요금 인상과 최근 넷플릭스의 계정공유 단속 예고로 유튜브를 통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수십여분 분량의 영상을 보지 않고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줄글로 요약해 핵심만 파악할 수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일상적 바쁨과 경쟁이 일상화된 ‘분초사회’(분초를 다투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는 경향)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튜브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이용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의 업데이트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월 이용자 수(MAU) 1위 모바일 앱은 유튜브(4564만5347명)로 나타났다. MAU는 한 달에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쓴 이용자 수를 뜻한다. 2위는 카카오톡(4554만367명)으로 유튜브보다 약 10만5000명 적었다. 카카오는 2020년 5월 안드로이드(구글)와 iOS(애플)를 통합한 모바일인덱스 통계가 집계된 이후 줄곧 국내 앱 MAU 1위 자리를 유지해오다 처음으로 2위로 밀려났다. 

 

국내 모바일 플랫폼 1위로 등극한 유튜브는 탄탄한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가장 대중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간결한 편집 방식과 함께 최근에는 쇼츠가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출생)를 비롯한 다양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주요인으로 평가받는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