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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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통령과 ‘Yoonitiative’(유니셔티브) [더 나은 세계, SDGs]

대통령실 제공

 

이달 첫 주말 외국계 증권회사 CLSA는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로드쇼에서 한국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Yoonitiative’(유니셔티브)라 표현했다.

 

윤석열 대통령(위 사진)의 성(姓)과 주도한다는 의미를 가진 영어 ‘initiative’(이니셔티브)의 합성어인데, 최근 윤 대통령이 이끈 금융제도 혁신에 대한 국내외 업계의 높은 기대감을 엿보게 한다.

 

윤 대통령 금융정책에 대해 시장 평가도 뜨겁다.

 

‘자본시장에 역대 가장 관심 많은 대통령’, ‘시장을 이해하는 첫 대통령’, ’차트를 보는 대통령‘, ‘상상 이상의 금융개혁’ 등 지난해부터 윤 대통령이 걷고 있는 금융개혁 행보에 긍정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개인 투자자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판받던 현행 공매도 제도에 대한 개선 요구를 듣고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는데, 실제 그 일부가 관철돼 투자자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5일 임시 위원회를 열고 제도 개선 요구를 검토하기로 하고, 오는 6월30일까지 국내 주식시장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했었다.

 

또 지난해 증시 폐장 당일인 12월28일에는 ‘양도세 대주주 주식 보유액 기준 완화’가 시행됐다. 그 이틀 전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 기준을 기존 종목당 1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조정하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이로써 개인 투자자의 또 다른 숙원이던 양도세 완화에 화답했다.

 

윤 대통령의 파격 행보는 해가 넘어서도 이어졌다. 지난달 2일 사실상 새해 첫 일정으로 참석한 한국거래소의 2024 증권·파생상품 시장 개장식에서 “임기 중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 글로벌 증시 수준으로 만들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뜨거운 감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언급했다.

 

이뿐 아니라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국민과 투자자, 우리 증시의 장기적인 상생을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추진하겠다”며 금투세 폐지까지 직접 예고했다.

 

파격 행보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난달 11일에는 ‘서민·소상공인을 위한 신용사면 민·당·정 협의회’를 통해 채무 연체자 290만명에 대한 특별 신용사면을 단행하기로 했다. 자본시장 개선과 더불어 대통령의 서민금융 확대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계기였다.

 

여당에서는 지난해 초부터 공매도 제도 개선, 금투세 폐지,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 완화 등을 주도적으로 제안해온 권성동 의원과 최근 소득세법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한 박대출 의원이 대통령의 금융개혁 의지를 적극 뒷받침해주고 있다. 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도 각각 ‘코스피 5000’, ‘한국거래소 기능 개편’과 같은 자본시장 공약을 내걸어 개인 투자자 표심에 호소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차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주문하며, 주요국 시장 중 가장 저평가된 국내 증시 부흥을 위해 직접 나서고 있고, 정부도 기업 밸류 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1400만 개인 투자자 및 소액 주주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고 나서는 이때 여당의 정책 개발은 꼭 필요하다.

 

지난 4일 KBS가 진행한 신년 대담에서도 윤 대통령은 “국민이 주식시장을 통해 자산을 형성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며 “외국 자본가들도 국내 투자를 할 수 있게 글로벌 스탠다드를 맞추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대통령 신년 대담 내용 중 연일 다른 이슈로만 공방을 주고받으며, 금융개혁 정책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

 

그나마 여당 중진 권 의원이 “대통령의 불망초심(不忘初心) 자세를 충분히 느꼈다”며 “주식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극복해 국민의 자산 형성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표, 주식시장을 매개로 노·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조세제도의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는 관점에 동의한다”며 연일 유니셔티브 부각에 힘을 쓰고 있다.

 

현재 우리 국민 전체의 4분 1이 국내 증시에 참여 중이다. 주식 거래를 통해 자산을 형성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일 터다. 야당인 민주당과 개혁신당 지도부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공부해 개미 표심 잡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자본시장은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핵심적 상징이자 이를 지탱하는 머릿돌이다. 이제 불과 두달 남은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집권 여당 지도부가 개미의 여망을 더욱 적극적으로 읽어주길 희망한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을 떠나 탄탄한 경제와 금융 구축은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최소한의 지속가능성 노력이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사외이사,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회 위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선임 협력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