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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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내수 부진 심화, 수출은 회복세”… 2024년 성장률 2.2%로 유지

올해 우리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하겠지만 고금리 영향으로 내수 부진이 심화할 것이라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이 나왔다. 중국과 미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낮아지면서 수출 회복세가 종전 전망보다 더 강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칼국수 한 그릇 평균 가격이 900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중구 명동 음식점에 칼국수 가격이 표시된 모습. 뉴시스

KDI는 14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우리 경기를 이끌고 있는 가장 중요한 두 요인을 꼽자면 고금리, 그리고 반도체 경기 상승을 들 수 있다”면서 “고금리는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고, 반도체 경기 상승은 수출 회복세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경제성장률을 2.2%로 유지했지만 내수 부진은 좀 더 심화되고 수출은 조금 더 강건한 회복세를 예상했다”고 부연했다.

 

KDI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1.7% 오를 것으로 예측돼 지난해 11월 전망 대비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특히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민간소비 증가폭은 1.3%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정 실장은 “고금리가 해소되기 전에는 민간소비가 나아지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이해된다”면서 “고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는 민간소비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투자 부문에서는 건설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측됐다. KDI는 올해 설비투자의 경우 기존 전망과 유사하게 2.3%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건설투자 부문은 부동산 경기 하락을 반영해 1.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봐 종전(-1.0%) 대비 감소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다만 내수 증가세 둔화로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2.6%)보다 낮은 2.5%로 전망했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30대 여성과 고령층 노동공급 확대를 반영 기존 전망(21만명)과 유사한 22만명으로 예상했다.

 

KDI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올해 회복세가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미국의 경착륙 위험이 낮아지면서 세계경제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면서다. 중국 경제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부양책으로 경기 둔화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미국 경제 역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지난 13일 부산항 모습. 연합뉴스

KDI는 대내외 불안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지역 분쟁 격화에 따른 유가 상승이 생산비용을 올릴 수 있고, 중국 부동산 시장 급락할 경우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KDI는 전했다. 대내적 불안요인으로는 건설 부문을 지목했다. KDI는 “현재 진행도고 있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향후 관련 부문에서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실물경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