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MBC의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관련 정보공개 청구를 거절한 대통령실을 겨냥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4일 “디올백 안에 국가 기밀 칩이라도 담겨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실의 비공개 사유는 희대의 코미디 아니냐”며 이같이 비꼬았다. 이어 “디올백 안에 핵무기라도 장착되어 있느냐”며, “디올백이 귀중하거나 위험한 물품이라면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디올백 본사는 대한민국 국가 지정 국가안보시설이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한국에 있는 디올코리아는 국가 지정 보안시설이냐”며 “일반인 출입은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KBS 앵커의 말처럼 조그마한 파우치고, 놓고 간 가방이라 사소한 물건인데, 거대한 의미 부여와 국가 귀속이라는 억지는 상호 모순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앞서 MBC는 지난달 대통령실에 김 여사가 받은 명품 가방의 국고 귀속 시점 등 정보공개 청구를 요청했으며, ‘비공개 결정’ 통보를 받았다고 13일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국가안전보장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면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에 따라 이처럼 결정했다고 MBC에 전했다.
정보공개법 제9조는 ▲국가안전보장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 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인정될 때 ▲국민 생명·신체·재산보호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을 때 ▲진행 중인 재판 등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 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한다고 인정할 정보가 있을 때 ▲공개 시 부동산 투기 등으로 특정인에게 이익 또는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 등 8가지 비공개 정보 유형을 밝혀두고 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주장처럼 아무 문제없고 떳떳하다면 왜 공개하지 못하느냐”며 “디올백 관리 시점과 장소 등 정보 공개가 어떤 국익을 해친다는 거냐”고 황당해했다. 이를 ‘희대의 코미디’로 표현하고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내칠 수도 감쌀 수도 없는 계륵인 김건희 여사일 테지만, 대통령 아내 하나 지키자고 대한민국을 버리겠느냐”는 메시지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