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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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클린스만 자질 논란, 선수 다툼… 한국 축구 이대로는 안 돼

아시안컵 졸전의 후폭풍이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대한축구협회가 오늘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4강에서 탈락한 아시안컵 결과를 되돌아보고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다. 그는 지난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떠났다. 4강 전 참패 뒤 그는 “한국에 돌아가서 결과를 분석하고 논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뒤집고 귀국 이틀 만에 출국해 버린 것이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은 철저히 불신받고 있다. 그는 선수로서는 명성이 높았으나 지도자로서는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도 맞춤형 전술은 찾아볼 수 없었고, 특정 선수만 혹사시키는 경기 운영을 계속했다. 벤치에 앉아 있던 그는 그 어떤 긴장감과 간절함 없는 모습으로 일관했다. 조별 리그부터 졸전을 거듭하다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7위인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유효 슈팅을 기록하지 못하며 완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이전에도 잦은 국외 출장과 재택근무 등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 여론이 들끓자 홍준표 대구시장 등 정치인들도 그의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 시민단체는 그의 영입을 주도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런 가운데 손흥민이 아시안컵 준결승 전날 이강인 등 후배들과 다투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탈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밥을 일찍 먹은 일부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하려고 자리를 뜨자 저녁 식사 자리를 팀 단합의 시간으로 여겨온 ‘주장’ 손흥민이 쓴소리를 하면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격분한 손흥민은 이강인의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은 주먹질로 맞대응했는데 손흥민이 피해서 맞지는 않았다고 한다. 감독의 무능에 선수 간 결속력 와해까지 겹쳐 4강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인 것이다.

한국 축구는 이대로는 안 된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선수단 관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을 신속히 교체하고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축구협회 임원진도 경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치진을 경질하면 약 100억원의 위약금이 필요하다. 거액이지만 해결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선수단 몸싸움의 진상을 파악하고 기강을 바로 세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