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지난 2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면서 정부의 출입국·이민 정책 컨트롤타워, ‘출입국·이민관리청’ 설립 논의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민의 경제적 효과, 재정적 영향 분석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가운데, 일각의 우려와 달리 이민자와 국가 재정 부담의 상관관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법무부 산하 이민정책연구원(원장 우병렬)은 지난 14일 발간한 ‘이민과 공공재정: 외국인주민과 지방정부의 공공 사회복지 지출에 관한 실증분석’ 연구 보고서에서 “지역 내 외국인 주민(이민자) 증가는 대체로 지방정부의 공공 사회복지 세출예산의 감소를 초래했다”며 “현행 사회복지 제도 하에서 외국인 주민 증가가 사회복지 세출예산의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일관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도원 이민정책연구원 연구기획팀장 등 연구진은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현황’ 등을 토대로 2010∼2019년 10년간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패널 데이터를 구축한 뒤 지역 내 외국인 주민 규모의 변화가 기초지자체 공공 사회복지 세출예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같이 결론 내렸다. 연구진은 다른 선발 이민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가 국적 취득 여부, 체류 자격 등에 따라 외국인 주민에 대한 사회복지를 제한적으로 적용해 온 점을 언급하면서 “외국인 주민은 내국인과 비교해 복지 수급권과 서비스 접근성이 취약하고, 외국인 대상 복지 서비스의 개발이나 시행이 제한적”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행안부 ‘지방자치단체 예산 편성 운영 기준’에 따르면 공공 사회복지 분야는 △기초 생활 보장 △취약 계층 지원 △보육·가족 및 여성 △노인·청소년 △노동 △보훈 △주택 △사회복지 일반 등 기능별로 8개로 분류된다. 사회보장기본법 제8조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사회보장 제도를 적용할 때에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르되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못 박고 있다. 일례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경우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상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중 대한민국 국민과 혼인해 본인 또는 배우자가 임신 중이거나 대한민국 국적의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있거나 배우자의 대한민국 국적인 직계존속과 생계나 주거를 같이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이 수급권자가 된다.
연구진은 중·장기적 과제로 “안정적인 사회질서 유지라는 공익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도 적정한 수준의 외국인 대상 사회복지 제도의 설계와 수급 범위 설정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국인 주민의 증가가 공공 사회복지 세출예산 증가의 원인이란 직접적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일반 국민들이 외국인, 이주민 집단이 국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중앙·지방 정부 차원의 제도적 보완과 국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구 감소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 인력과 이민자 유치에 세계 각국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민자에 대한 공공 사회복지 제도 확대 적용에 대한 정책적 고려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게 연구진의 시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