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배구의 3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4라운드를 마쳤을 때만 해도 GS칼텍스가 넉넉한 차이로 3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5라운드 들어 1승만 그치는 부진에 빠진 사이 정관장과 IBK기업은행이 상승세를 타면서 3파전 양상으로 재편됐다. 시즌 끝까지 3위 자리는 물론 여자부 최초의 준플레이오프 성사 여부를 두고 매 경기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IBK기업은행은 18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GS칼텍스와의 홈 경기에서 아베크롬비(23점)와 최정민(15점)의 ‘쌍끌이 활약’을 앞세워 세트 스코어 3-0(25-21 25-21 25-21)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을 챙긴 IBK기업은행은 승점 43(14승15패)이 되며 승점 추가에 실패한 4위 GS칼텍스(승점 45, 16승13패)와의 승점 차를 2로 줄였다. 3위 정관장(승점 47, 15승14패)과도 승점 차를 4로 줄인 IBK기업은행으로선 내심 3위까지 치고올라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이날 경기에는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이 자리를 비웠다. 지난 16일 팔꿈치 수술을 받은 차 감독은 휴식을 취하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복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두 팀의 외국인 선수 맞대결은 백중세였다. IBK기업은행의 아베크롬비가 공격 성공률 60%를 기록하며 23점을 몰아쳤고, GS칼텍스의 지젤 실바도 공격 성공률 51.02%에 27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두 팀의 승패는 2옵션의 활약에서 갈렸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블로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미들 블로커 최정민이 블로킹 5개 포함 15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최정민은 이날 22.8%의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며 아웃사이드 히터인 표승주(7점, 공격 점유율 17.4%)과 황민경(7점, 공격 점유율 13%)보다도 높은 비중으로 공격에 참여했다.
반면 미들 블로커들의 공격 참여 비중이 적은 GS칼텍스로선 아웃사이드 히터 듀오인 강소휘, 유서연이 실바의 공격 부담을 나눠가져가야 했지만, 전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강소휘는 공격 성공률 38.9%에 8점에 그쳤고, 유서연도 8점(공격 성공률 33.33%)에 그쳤다. 실바의 맹활약 덕분에 매 세트 20점 이상을 내긴 했지만, 세트를 따내기엔 화력이 모자랐다.
IBK기업은행의 최정민은 이날 5개의 블로킹을 추가하며 세트당 0.858개로 이 부문 2위인 양효진(현대건설, 세트당 0.770개)과의 격차를 벌리며 생애 첫 ‘블로퀸’ 등극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게 됐다.
이제 관심은 21일 열리는 정관장과 GS칼텍스의 맞대결에 쏠린다. 4라운드를 마쳤을 때만 해도 GS칼텍스가 승점 43(15승9패), 정관장이 승점 36(11승13패)로 승점 차이가 7이 났지만, GS칼텍스가 5라운드 1승4패에 그치는 동안 정관장이 4승1패를 거두면서 이제 두 팀의 위치는 뒤바뀌었다. 21일 결과에 따라 GS칼텍스가 다시 3위 자리를 탈환할 수도, 정관장이 3위 자리를 굳히기에 나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