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국전쟁’을 만든 김덕영 감독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민국의 잘못된 역사를 바꾸고자 하는 시도였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세 가지 변화가 국내 사회에서 일어나는 중이라고 짚었다.
앞서 김 감독은 지난 16일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 인천의 한 교회 강단 연설에서 “제가 돈이 많거나 능력이 많은 건 아니지만 열정만큼은 뜨거웠던 것 같다”며 “열심히 해보고자 했는데, 야구로 치면 3타석 안타이고 마지막은 3루타 이상은 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이 지나면 (누적 관객이) 50만을 넘는다고 하니 저에게는 얼마나 커다란 일인가”라며 “(저희는) 큰 조직이 있거나 영화사에 직원이 많은 것도 아니고, 유명한 감독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로 이른바 ‘가내수공업’ 스타일의 영화 제작이었다고 덧붙였다.
15년간의 역사 추적을 거쳐 북한 전쟁고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김일성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와 ‘당신의 한 표가 위험하다’라는 독립영화를 2020년과 지난해 각각 선보인 김 감독은 이번에 개봉한 ‘건국전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본론에 들어간 김 감독은 “지금 봤을 때 세 가지 놀라운 변화가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사회적인 큰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호남에서의 변화다. 김 감독은 “40~50대 되어 보이는 남성분께서 영화가 끝나고 손을 꼭 잡아주시더라”며 “자신은 민주당을 20년 넘게 지지했는데, 영화에서 ‘진실의 세계’를 봤다면서 앞으로는 호남사람이어서 무조건 호남 정당에 투표하는 건 양심상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주장했다. 여러 사람들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며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호남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가져본다고 그는 말했다.
김 감독은 20·30대 여성들의 변화도 체감했다고 한다. 한국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54년 8월2일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이승만 대통령의 뉴욕 맨해튼 ‘영웅의 거리’ 카퍼레이드 장면을 보고 감격했다는 얘기를 여성 관객들에게 들었다면서다. 김 감독은 “‘독재자’라거나 ‘살인마’라 비난하고 욕했던 게 너무나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관객들이) 했다”며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숭고했다”고 부연했다.
김 감독이 목격한 세 번째 변화는 10대 청소년층에게서 일어났다. 김 감독은 “어떤 중학생이 ‘이승만이라는 대통령이 주신 안락하고 행복한 현실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며, “제가 ‘이승만이라는’ 단어에 강조점을 두는 이유는 어쩌면 그 아이는 처음 이승만 대통령 이야기를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나중에 커서 이승만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일치했다”며, “놀랍지 않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 감독은 “지난 70년 동안 대한민국 사회에서 이승만이라는 단어는 모든 부정적인 안 좋은 의미의 대명사였다”며 “이승만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조차 사람들이 꺼리고, 이승만 이야기를 꺼내고 이승만을 존경한다고 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던 게 불과 몇 년(전)”이라고 되짚었다. 특히 “저도 2021년에 처음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하지마라’거나 ‘패가망신하려고 그러냐’며 말렸다”고도 덧붙였다.
계속해서 “‘건국전쟁’ 등장 전까지 우리 사회를 짓눌러온 부정과 나쁜 이미지의 이승만이라는 개념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라지고, 아이들에게는 정말 멋진 대통령 그리고 따라 배우고 싶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자라서 대한민국 사회의 주춧돌이 되고 주역이 됐을 때,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할까를 생각하면 정말 뿌듯해진다”고 말했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일 개봉한 영화 ‘건국전쟁’의 전날까지 전국 총 누적 관객 수는 71만535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