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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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2명 중 1명은 성적 안 올라… “학업수준 파악 후 준비를”

N수생 2023·2024학년도 수능 분석

국어·수학·탐구영역 평균 2~5등급 학생
40.5% 2023년도과 동일… 8.6% 등급 하락
2등급 60.2% 성적 유지하거나 떨어져
“등급대 높을수록 성적 상승 쉽지 않아”

등급 상승 비율 높은 과목은 탐구영역
4~6등급대 수학 상승률은 40%대 그쳐
“N수 실패 사례 많은 점 간과해선 안돼”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예상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데다가 의대 정원 확대 이슈까지 겹치면서 올해 대입에 다시 도전하는 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대입 경험이 있는 졸업생은 통상 재학생보다 학업 수준이 높아서 그해 대입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재수를 한다고 해서 모두 성적이 오르는 것만은 아니다. 입시업체 진학사가 자사 사이트에 2023학년도 수능 성적을 입력했던 2∼5등급 N수생의 2024학년도 성적을 분석한 결과 2명 중 1명만 성적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023년 11월 16일 경기도 수원시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2·3등급은 성적 상승 쉽지 않아

25일 진학사에 따르면 2023학년도에 국어·수학·영어·탐구영역 평균 2∼5등급을 받았던 N수생 3만8515명 중 2024학년도에 등급이 오른 비율은 51.0%(1만9636명)로 집계됐다. 40.5%(1만5582명)는 전년과 같은 등급을 받았고, 8.6%(3297명)는 오히려 등급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년도에 2·3등급이었던 경우 4·5등급 수험생에 비해 성적이 오르는 비율이 낮았다. 진학사 분석 결과 2023학년도에 평균 2등급이었던 N수생 8309명 중 1등급으로 올라간 비율은 39.9%(3313명)로 전체 등급 평균보다 10%포인트 넘게 작았다. 절반(49.1%·4076명)은 또다시 2등급을 받았다. 성적이 떨어진 비율도 11.1%(920명)로 전체 등급 평균보다 많았다. 9.9%(822명)는 3등급, 0.8%(68명)는 4등급으로 떨어졌다.

 

3등급이었던 N수생(1만1736명)도 2024학년도에 성적이 오른 비율(47.9%, 1등급 7.3%·2등급 40.6%)이 전체 등급 평균보다 작았다. 전년도와 같이 3등급을 받은 사람이 41.9%(4915명)로 가장 많았고, 10.2%(1199명)는 등급이 내려갔다. 진학사는 “2·3등급대 학생은 성적 상승이 비교적 쉽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4·5등급은 2·3등급보다는 등급이 오른 경우가 더 많았다. 2023학년도에 4등급을 받았던 사람(1만2428명) 중 다음 해 등급이 오른 비율은 56.3%였다. 3등급을 받은 비율이 43.6%(5423명)로 가장 많았고, 2등급 11.9%(1473명), 1등급 0.8%(103명)였다. 4등급 유지는 36.7%(4556명), 등급이 떨어진 비율은 6.9%(873명)였다.

5등급이었던 6042명도 44.2%(2671명)는 4등급으로 오르는 등 10명 중 6명(61.3%·3702명)이 성적이 올랐다. 소수이긴 하지만 1등급(0.3%·16명), 2등급(2.1%·124명)까지 오른 이들도 있었다. 같은 등급을 받은 비율은 33.7%(2035명), 6등급 이하로 떨어진 사람은 5%(305명)였다.

이 밖에 평균 1등급이었던 N수생(4230명)의 경우 80.0%(3386명)가 2024학년도에도 1등급을 받았고, 20.0%는 성적이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2등급으로 떨어진 비율은 17.0%(717명), 3등급은 1.7%(71명) 등이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2023년 12월 8일 경기도 수원시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전국대학 지원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상위권 수학, 중하위권 국어·영어 주력

등급을 올린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2∼6등급에서 모두 탐구영역으로 나타났다. 진학사에 따르면 2·3등급대에서 과목별 등급 상승 비율은 탐구-수학-국어-영어 순이었다. 탐구영역 등급이 올라간 비율은 전년도 2등급의 40.1%, 3등급의 54.8%로 집계됐다. 수학은 2등급의 34.5%, 3등급의 45.9%가, 국어는 2등급의 29.9%, 3등급의 42.5%가 등급이 올랐다. 영어는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오른 비율이 14.5%에 그쳤다. 1등급 진입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영어는 3등급에서 1·2등급으로 오른 비율도 32.7%로 과목 중 가장 작았다.

반면 4∼6등급대에서는 수학의 등급 상승 비율이 가장 낮아 수학 등급을 올리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4등급대의 과목별 성적 상승 비율은 탐구 64.7%, 국어 52.2%, 영어 50.7%, 수학 49.8% 순으로 조사됐다. 5·6등급대도 탐구-영역-국어-수학 순이었다. 5·6등급대의 과목별 등급 상승 비율은 탐구 70%대(5등급 70.6%, 6등급 78.0%) 영어·국어 60%대(영어 5등급 62.5%·6등급 68.5%, 국어 5등급 60.6%·6등급 67.0%)였지만, 수학은 40%대(5등급 47.6%, 6등급 49.7%)로 떨어졌다. 진학사는 “성적대별로 주력 과목이 다를 수 있다”며 “2·3등급은 수학에 주력하고, 4∼6등급은 국어나 영어 성적을 올리는 데 힘쓰는 것이 등급 상승에 수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N수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다음 수능에서 더 나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례도 많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우선 본인의 학업 수준, 학습 성향 등을 명확한 진단하고,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