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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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못 넘은 韓 여자탁구

세계선수권대회 中과 8강전
이시온·전지희·신유빈 0-3 패

“파이팅~파이팅”, “짜요~짜요”

한국과 중국의 2024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8강전이 열린 22일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 4000석 중 3820명의 관중이 들어설 정도로 경기장이 꽉 찼다. 홈인 한국 팬들의 응원만큼이나 중국 원정팬들의 목소리도 컸다. 남녀 모두 자타 공인 세계 최강인 중국 탁구에 대한 중국 팬들의 열광적인 탁구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여자탁구 대표팀의 전지희(왼쪽부터)와 신유빈, 이시온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제공

양국 팬들의 응원소리는 대등했지만, 기량은 그러지 못했다.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은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 앞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시온과 전지희, 신유빈이 나섰지만, 단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내리 아홉 게임을 내주면서 매치 점수 0-3으로 완패하며 이번 대회를 마쳤다.

오광헌 여자탁구 대표팀 감독은 중국을 맞아 오더를 바꿨다. 전날 브라질과의 16강전을 비롯해 지난 18일 푸에르토리코전까지 상대 에이스들을 상대해 패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이 그리 좋지 못한 신유빈을 3단식으로 빼고, 조별예선 라운드부터 16강까지 5경기에서 모두 3단식으로 출전해 전승을 거둔 이시온을 1단식에, 전지희를 2단식에 배치했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 순잉샤, 3위 첸멍, 2위 왕이디가 차례로 나서는 중국의 압도적인 기량 앞에 오더 변경은 그리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따금 좋은 랠리와 공격으로 포인트를 내긴 해도 게임 하나를 따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신유빈이 마지막 3게임에서 이날 처음으로 게임포인트에 도달했으나 듀스 접전 끝에 내주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뒤 오 감독과 선수들은 7월 열리는 파리올림픽 전까지 기량 향상을 통해 팀 랭킹을 올리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현재 한국의 팀 랭킹은 5위다. 오 감독은 “이대로만 하면 항상 세계대회에서 8강, 4강밖에 할 수 없다. 결국 중국을 이기기 위해선 공격적인 탁구, 이를 위한 파워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