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2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제117회 고려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영그룹에 따르면 올해로 83세인 이 회장은 2000년 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2004년에는 같은 대학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2022년에는 고려대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 과정에 진학해 이번에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 논문 주제는 ‘공공임대주택 관련법의 위헌성 및 개선 방안에 대한 헌법적 연구’다.
◆“배움에 끝이 없다”…“새로운 공부를 하는 즐거움도 있다”
이 회장은 행정학 석박사에 이어 법학 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배경에 대해 “‘학무지경’(學無止境)이라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 면서 “특히 기업 경영을 하면서 학문이 경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실질적인 것으로 공부하면 활용을 잘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새로운 공부를 하는 즐거움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 회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대한 열정을 보이며 우수한 성적으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날 끊임없는 도전과 공익활동 등을 통해 학교의 명예를 높인 점을 인정받아 고려대로부터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1938년 부영그룹을 설립한 이 회장은 임대 아파트 23만가구 등 약 30만가구의 아파트를 전국에 공급해왔다.
최근에는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영구임대주택에 민간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이를 통해 주택시장을 ‘거주만을 위한 영구임대주택’ 30%와 ‘소유주택’ 70%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놓은 바 있다.
이 회장은 전국 초·중·고등학교 100여곳에 자신의 아호를 딴 기숙사 ‘우정(宇庭)학사’를 설립해 기증해왔다. 창원 창신대 신입생 전원에게는 1년간 등록금 전액에 해당하는 ‘우정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교육 관련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작년 6월에는 고향 마을 주민을 비롯해 친인척, 초·중·고 동창, 군 동기에게 최대 1억원씩, 총 2650억원을 개인 기부해 화제가 됐다. 올해는 2021년 이후 출생한 직원 자녀 1명당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출산 장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군부대 지원, 캄보디아·라오스 등 해외 기부활동, 임대료 없는 어린이집 운영, 저소득층 지원, 노인복지 향상, 재난구호 활동 등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현재까지 1조1000억원이 넘는 사회 기여 활동을 펼쳤다.
◆이중근 부영 회장, 복지차관 면담…‘출산장려 기업에 혜택’ 건의
한편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과 비공개 면담을 하고 출산지원금 세제혜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5일 진행된 이 차관과의 면담에서 1억원의 출산지원금을 지원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출산지원금에 대한 면세 혜택을 거듭 요청했다.
이 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가장 낮은 우리나라는 지금 이대로 가면 경제생산인구 수 감소와 국방 인력 부족 등으로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도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로 1억원의 출산지원금 제도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또 현재 세제 하에서는 직원들에게 지원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근로소득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직원이 아닌 직원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식을 택했다면서 가능하면 출산장려금에 면세 혜택이 제공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 5일 출산지원금 지원 제도 도입을 발표하면서 ‘출산장려금 기부면세 제도’를 제안한 바 있다.
2021년 1월 1일 이후 출생아에게 개인이나 법인이 3년간 1억원 이내로 기부할 경우 지원받은 금액을 면세 대상으로 하고, 기부자에게도 기부금액만큼 소득·법인세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