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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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의사파업 주도 선배의 충고 “처벌 유력…현장 복귀를”

전공의들 집단사직 피해 우려 글 남겨

과거 의료계 파업 당시 목소리를 냈던 선배 의사가 전공의들을 향해 집단사직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현장 복귀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 = 뉴시스

권용진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반의이자 의료법학을 전공한 법학박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후 “정부가 국가위기단계를 최고수준으로 격상해 상당한 수준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당시 의권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 총괄 간사를 맡았었고, 2003~2006년 의협 사회참여이사와 대변인을 지냈다.

 

권 교수는 “(정부가)주동자에 대한 인신구속 및 강력한 행정처분을 빠르게 집행할 것”이라며 “PA(진료보조)에 대한 한시적 권한 부여 등 위기극복을 위해 시행할 수 있는 정책들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협박이 아니고 단지 사실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공의의 근로조건에 대한 경우는 민법 660조 제2항과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겠으나 정상적인 사직 절차를 밟지 않고 사직서 제출 후 바로 병원에서 나갔다는 점이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면서 “단순 사직이 아닌 목적을 위한 행위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아 의료법상 행정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병원으로 돌아오는 것과 무관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우리나라 의사는 국가의 보건사무를 대신하기 위해 면허를 받은 사람이여서 의료법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위헌 소송을 할 수는 있으나 이길 확률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전공의들의 고강도 근무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윤리적 측면에서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괴롭고 고통스러운 근무환경에서 근무해야 하는 현실을 물려주어 미안하고 안타깝다”면서도 “여러분의 행동으로 인해 중증 환자들의 수술이 지연되고 있는 이상 나쁜 결과를 용인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의업에 계속 종사하고 싶다면 최소한 의사로서 직업윤리와 전공의로서 스승에 대한 예의, 근로자로서 의무 등을 고려할 때 성급했다”면서 “의업을 그만두고 싶다면 병원으로 돌아와 일을 마무리하고 정상적인 퇴직 절차를 밟고 떠나고, 투쟁하고 싶다면 더 나은 정책 대안을 갖고 정부와 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조치가 급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러분의 피해가 우려되는 마지막 의사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침묵하는 것이 평생 짐이 될 것 같아 몇 마디 의견을 달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