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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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지갑 여는 중국인 관광객…설 연휴 제주 방문 중국인 돈 10배 더 썼다

음식점 비중 증가 두드러져

중국 최대 명절 춘제(10∼17일)와 겹친 지난 설 연휴 9∼12일 나흘간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커졌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9∼12일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신용카드(BC카드) 결제액 분석 결과 결제금액이 2억516만원 가량으로, 2023년 설 연휴(21∼24일) 나흘간 쓴 2110만원보다 9.7배 증가했다.

 

지난 23일 제주 제주시 연동 헬스 & 뷰티 전문 스토어가 중화권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하루 평균 결제 금액도 17만원으로, 국내 관광객 1인당 평균 결제 금액(8만원)과 비교해 갑절 이상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 소비 비중은 면세점(44.79%), 한식 음식점업(14.59%), 대형 종합 소매업(11.28%), 스포츠 및 레크리에이션 용품 임대업(7.53%), 호텔업(6.37%), 체인화 편의점(3.68%), 건강보조식품 소매업(2.07%), 화장품 및 방향제 소매업(1.66%), 서양식 음식점업(1.28%) 등이다.

 

한식 음식점업은 지난해 0.82%(2019년 4.98%)에서 14.59%로 소비 비중이 크게 늘었다. 

 

반면, 건강보조식품 소매업은 지난해 48.57%에서 2.07%로 급감했다.

 

면세점 소비 비중은 지난해 11.87%에서 44.79%로 크게 늘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67.4%보다는 줄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6일간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하루 평균 소비 액수는 16만원가량으로 추산됐다.

 

이른바 K-팝과 K-드라마, K-푸드 등 K-컨텐츠가 외국의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국 MZ세대를 중심으로 제주 관광과 소비 흐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에는 중산층 단체 관광객인 ‘유커’와 면세점 대리 구매 보따리상인 ‘다이궁’, 큰손으로 불리는 외국인 카지노 관광객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개별 관광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지난 23일 제주 제주시 연동 치킨전문점 찾은 중화권 관광객.

이들은 국내 중저가 화장품 매장과 대형마트·편의점을 찾고, 음식점도 가성비 좋은 동네 맛집을 찾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 경기 침체에도 무사증 입국허가 등 제주 방문 여건이 개선돼 지난해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 소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했다.

 

설 연휴 기간 제주공항 도착 기준 60여편의 직항편이 중국에서 운항했고 서울과 무비자 방문이 가능한 제주도의 반자유 여행 상품 예약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발 크루즈인 8만5000t급 메디테라니아호가 1만6000여명의 관광객을 싣고 제주를 찾았다.

 

도는 중국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크루즈선이 기항하면 선석을 우선 배정해주고 있다.

 

제주도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관광 활성화가 지역 경제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제주 관광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양제윤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데이터는 행정의 적절성과 효율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분석과 활용을 통해 신뢰받는 스마트 행정을 구현하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