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의 공무상비밀누설 의혹과 관련해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관여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나섰다.
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김선규)는 27일 관련 증거 확보를 위해 대검 감찰부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수사 과정에서 임 부장검사가 대검 감찰정책연구관 시절인 2021년 3월 상관이던 한 전 부장과 공모한 정황이 포착돼 한 전 부장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부장판사 출신인 한 전 부장은 윤석열정부 출범 뒤인 2022년 7월 “제대로 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임기를 남겨두고 사직했다.
임 부장검사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관련자들이 2020년 제기한 모해위증 교사 등 사건의 감찰 과정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혐의로 공수처 수사를 받아 왔다.
검찰은 시민 단체 고발에 따라 약 14개월간 수사한 끝에 2022년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다. 임 부장검사가 2021년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문제의 글은 “검찰 측 재소자 증인들을 형사 입건해 공소 제기하겠다는 저와, 불입건하는 게 맞는다는 감찰3과장, 서로 다른 의견이 있었는데 총장님은 감찰3과장을 주임 검사로 지정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이 수사 방해 의혹과 관련해 또 다른 시민 단체의 고발로 공수처는 윤 대통령과 조남관 전 법무연수원장을 조사했으나 2022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한 전 총리 수사팀이 자금 공여자인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구치소 동료 재소자들에게 위증을 사주했다는 의혹 역시 대검이 2021년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임 부장검사는 문제의 페이스북 글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임 부장검사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고,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했다고 보고 지난 19일 법무부에 그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