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가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수도권에서 1시간대 철도 여행이 가능하다는 지리적 이점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먹을거리·체험거리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제천시 방문객은 2019년 813만6011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첫해인 2020년 685만27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1031만5192명을 기록했다. 제천역은 중부내륙 철도의 중심지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경북 경주시를 잇는 중앙선과 제천에서 강원 동해시를 오가는 태백선, 대전에서 경북 영주시를 잇는 충북선이 교차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제천·단양∼서울 청량리역 구간을 운행하는 중앙선 철도 열차가 서울역까지 연장 운행에 들어가며 ‘수도권 1시간대’ 철도 시대를 맞았다. 지하철 이용 등 환승 불편도 줄이고 서울역에서 연결된 인천공항철도로 인천공항으로의 접근성이 개선됐다.
제천 방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은 데는 지역 관광 자원을 다양화하고 관광 명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는 시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5시간(5만원)과 8시간(8만5000원)을 이용할 수 있는 ‘전세 택시’ 형태의 관광택시는 여행객들 사이에 ‘갓성비’로 꼽힌다. 운행 6개월 만에 이용객 1000명을 돌파했다. 버스를 이용해 관광지를 둘러보는 시티투어도 인기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맛집도 제천 방문객을 사로잡고 있다. 의림지와 한방생명과학관, 용두산, 수리공원, 야간경관 조명 등이 볼거리를 선사한다. 시는 또 공식 맛집과 의림지 배후음식촌 등 100개가 넘는 제천 대표 맛집 정보를 권역별로 홈페이지에 담고 맛집 백선 책자를 발간해 맛깔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식 여행인 ‘가스트로 투어’ 참여자들도 줄을 잇고 있다. 덩실분식과 마당갈비, 빨간어묵, 대장금식당 등 지역 특색을 살린 건강한 음식을 맛보며 해설사의 제천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약초의 고장으로 알려진 덕에 약선음식과 두부, 떡갈비 등은 외지인들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제천 방문객은 코레일관광개발이 고품격 호텔식 관광열차 ‘해랑’의 동부권 여행 코스에 제천을 포함하면서 더 급증할 분위기라는 게 관광업계 중평이다. 해랑은 2008년부터 제천 지역을 운행하다가 코로나19로 중단된 지 3년 만인 지난해 말부터 다시 운행됐다.
서울에서 제천, 단양, 경주를 다녀오는 ‘해랑’은 2인 기준 195만원으로 고품격을 표방한다. 지난 주말엔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여행이 있는 주말’ 캠페인으로 160명의 서울 지역 기차 여행객이 제천을 방문했다. 이들은 비룡담 저수지 한방 치유숲길, 아열대 스마트 농장, 청풍호반 케이블카 등을 돌며 제천의 아름다운 설경을 즐겼다.
시 관계자는 “대전본부로 통폐합되었던 한국철도공사 충북본부가 지난해 12월 다시 제천에 둥지를 틀면서 철도를 활용한 유기적 마케팅이 수월해질 것”이라며 “제천은 지난달 디지털 관광주민이 1만1000명을 넘어서는 등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는 중부내륙 최고의 관광 거점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