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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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미끄러짐 사고로 인한 중증외상 환자 급증… “예방 정책·제도 마련” [오늘의 정책 이슈]

외상환자 중에 손상중증도점수가 높은 중증외상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증외상 환자는 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는데, 운수사고 환자가 가장 많은 가운데 추락과 미끄러짐에 의한 중증외상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60대 이상의 국민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과 소방청은 29일 서울대학교병원 암연구소 삼성암연구동 2층 이건희홀에서 ‘제4차(2023)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결과보고회’를 열고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질병관리청은 2019년 지역사회기반 중증외상조사 사업을 구축해 119구급대가 이송한 중증손상(중증외상, 비외상성 중증손상) 및 다수사상 환자를 대상으로 국가 및 시·도 단위의 통계를 생산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르면 안면·흉부·복부 등 신체 6개 부위의 손상별 중증도를 외상척도(AIS)로 점수화해 측정한 손상중증도점수가 16점 이상이거나 병원전 심장정지 발생 또는 병원전 사망(응급실 도착시 사망)에 해당하는 중증외상은 2021년 8052명으로, 남성(72.6%)이 여성(27.4%)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 환자가 1665명(20.7%)으로 가장 많고, 50대가 1493명(18.5%)으로 뒤를 이었다. 0~9세 환자가 68명(0.8%)로 가장 적었다.

 

중증외상 환자가 사망한 경우는 2016년 60.5%에서 2021년 56.6%로 3.9%p 감소했고, 중증장애율은 같은 기간 29.3%에서 26.0%로 3.3%p 줄었다.

 

2021년을 기준으로 운수사고(52.%)와 추락·미끄러짐(40.5%)으로 발생한 중증외상이 많았다. 특히 추락·미끄러짐으로 인한 중증외상 환자는 2016년 33.5%에서 2021년 40.5%로 7%p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이후 운수사고 비율이 낮아지고, 추락 및 미끄러짐이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운수사고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고령층 낙상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노인 낙상 예방 운동프로그램 상반기 보급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에 노인 낙상 예방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하반기엔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안전 교육 가이드라인을 개발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중증외상은 신속한 구조와 이송, 병원단계의 치료와 재활의 유기적인 연결이 중요한 만큼, 이와 관련된 정부기관 및 지자체 등 유관부서와 손상예방을 위한 정책·제도를 적극 마련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병원 전 단계를 담당하고 있는 소방청에서는 중증외상환자 이송체계 발전과 구급대의 역량 강화를 통하여 결과적으로 환자의 사망률은 낮추고 생존시 장애를 줄이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