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사이에서 ‘의새’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이나 프로필 사진으로 하얀 의사 가운을 입은 새 이미지를 올리는 식이다.
3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옛 트위터) 등 SNS에는 이같은 이미지가 수백개 올라와 있다. 이미지는 진료과목별 특색을 살려 제작됐다. 소아과는 청진기를 목에 두른 새가 아기 새를 진료 보는 모습이, 외과는 초록색 수술복을 입고 수술하는 모습이 묘사됐다.
의사 가운을 입은 새가 경찰에 끌려가는 이미지도 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게는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밝힌 것을 풍자한 것이다. 해당 이미지는 ‘사직할 자유가 없다’는 문구나 ‘강제노역’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게시됐다.
의새 밈은 지난달 19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의사’를 ‘의새’로 들리게 발음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시 박 차관은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다”라고 말했는데, 의사 단체들은 박 차관이 의도적으로 ‘의사’를 ‘의새’라고 발음해 의사를 비하했다고 반발했다. 의사를 무시하는 속마음이 무의식적으로 발현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박 차관의 사퇴를 주장했고,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박 차관을 모욕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복지부는 단순한 실수라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한국이 아닌 해외의 의사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었고, 브리핑 중 의사를 많이 언급했는데 딱 1번 발음이 잘못 나온 것”이라며 “차관이 격무에 시달려 체력이 떨어지며 실수한 것을 두고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일축했다. 박 차관은 다음날 브리핑에서 “단순한 실수이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해명에도 논란은 이어지는 모양새다. 의사들은 박 차관 발언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의새로 표현하며 이같은 밈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다만 의새 밈은 의사들 사이에서만 확산할 뿐, 다른 일반 시민의 공감을 얻지는 못 하고 있다. SNS에는 “국민 목숨줄을 쥐고 흔들면서 장난을 친다”거나 “철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의새 이미지를 업로드한 ‘젊은 의사회’ 인스타그램 게시글에는 “사명감으로 일하는 분들이 왜 환자 진료는 두고 나가신 거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3~15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6%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SNS에서 “성질 나쁜 ‘의새’도 있지만, 환자를 치료해주는 의사는 존중해야 한다”며 의새가 모든 의사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