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이 1월 0.4% 늘며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분기초 효과로 반도체는 감소했지만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출시 영향으로 통신 등 다른 부분에서 생산이 늘었고, 건설업도 호조세를 보였다. 소비 역시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증가하면서 두 달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건설업 및 소비 증가에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데다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향후 경기 전망에 불확실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로 전월보다 0.4% 늘었다. 산업 생산은 작년 11월 0.3% 반등한 이후 12월 0.4%, 올해 1월 0.4%로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산업 생산이 3개월 연속 증가한 건 24개월 만이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1.4%)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1.3% 감소했다. 반도체가 8.6% 감소했고, 기계장비와 자동차도 각각 11.2%, 3.2% 줄었다. 반도체의 경우 작년 11월(9.8%)과 12월(3.6%)에 큰 폭으로 늘어난 기저효과와 함께 분기초에 생산이 감소하는 특성이 반영됐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반면 통신·방송장비는 갤럭시S24 출시 등에 힘입어 46.8% 급증했다. 정부는 28개 제조업종 20개 업종에서 생산이 증가하는 등 다수 제조업종의 생산이 증가하며 반도체 감소분을 만회했다고 전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업(-1.0%)에서 줄었으나 정보통신(4.9%), 부동산(2.6%) 등에서 늘며 0.1% 증가했다.
건설업 생산은 12.4% 늘며 작년 9월(0.4%) 이후 넉 달 만에 반등했다. LNG터미널 공사 등의 영향으로 토목에서 12.8% 늘었고, 서울 개포동 대단지 아파트 준공 전 마무리공사 영향 등으로 건축이 12.3%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0.8% 늘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1.4%)와 승용차 등 내구재(-1.0%)에서 판매가 줄었다. 반면 화장품 등 비내구재는 2.3% 늘었다. 내구재 감소는 전기차 보조금 미지급에 따른 차량판매 위축이 배경이 됐고, 준내구재는 한파 영향으로 작년 12월 의류 판매가 확대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감소했다. 반면 비내구재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면세점 화장품 판매, 겨울방학 여행수요 확대 등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5.6% 감소했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12.4%),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4%)에서 투자가 줄었다. 운송장비에서는 항공기 도입 지연, 기계류에서는 일부 업체 장비 반입시기 조절 등이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해주는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동월 대비 53.6% 줄어 2010년 10월(58.9%)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주택 등 건축(-47.7%)과 기계설치 등 토목(-60.0%)에서 모두 줄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월보다 0.1포인트(p) 상승해 석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과 같았다.
산업생산이 석 달 연속 증가했지만 경기 불안요인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먹거리 중심으로 한 고물가와 장기화한 고금리에 소비를 비롯한 내수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1월 소비 지표는 긍정적이지만 휴대폰 출시, 연초 여행수요 확대 등 일시적 요인이 많아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소비·투자는 소비심리 개선, 해외발 입국개 증가세, 주력업종 설비투자 확대 계획 등은 상방요인”이라면서도 “가계부채·부동산PF 리스크와 건설수주 부진 및 주요 사업장 공사 지연 등은 하방요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