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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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인당 국민소득 '3만3745달러'… 6년째 ‘3만달러’ 박스권 머물러

전년보다 2.6% 증가

2021년 3만5000달러 수준 못 미쳐
20년 만에 추월당한 대만엔 역전

2023년 실질 GDP 성장률 1.4%
2020년 이후 3년 만에 최저치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4000달러에 육박하며 1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2년 전의 3만5000달러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고, 6년째 ‘3만달러’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4%에 그치며 코로나19 대유행 첫해인 2020년(-0.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3745달러로 2022년(3만2886달러)보다 2.6% 늘었다. 국민총소득은 한 나라 국민 전체가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말한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번 소득은 빼고 한국 국민이 해외서 번 돈은 포함시키는 개념이다.

원화 기준으로는 4405만1000원으로 1년 전(4248만7000원)보다 3.7% 올랐다. 지난해 명목 GDP가 원화 기준 2236조3000억원, 달러 기준 1조7131억달러로 전년보다 각 3.4%, 2.4% 성장한 데다 2022년과 비교해 원·달러 환율이 안정된 영향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우리나라 1인당 GNI는 2017년(3만1734달러) 처음 3만달러 대에 올라선 뒤 2018년 3만3564달러까지 늘었다가 2019년(3만2204달러)과 2020년(3만2004달러) 2년 연속 뒷걸음쳤다.

2021년(3만5523달러)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고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3% 떨어지면서(원화 절상)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2022년 급격한 원화절하와 함께 달러 기준 1인당 GNI도 다시 7.4%나 후퇴했다.

그러나 지난해 반등에 성공하며 2년 연속 국민소득 감소는 피했다. 이와 함께 20년 만에 대만에 뒤처졌던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도 다시 대만을 넘어서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2월 대만 통계청이 공개한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3299달러로 우리나라(3만3745달러)보다 적었다. 2022년 대만의 1인당 GNI는 3만3565달러로 우리나라(3만2886달러)를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앞지른 바 있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대만의 명목 GNI는 3.9% 증가해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대만 환율이 4.5% 상승해 우리나라 환율 상승폭 1.1%보다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결국 환율 덕분에 재역전에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국민소득은 2021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고, 2017년 처음 3만달러 대에 올라선 뒤 6년째 3만달러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3년 4/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이인규 한국은행 지출국민소득팀장, 최정태 국민계정부장, 강창구 국민소득총괄팀장, 전현정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한국은행 제공

GDP디플레이터는 2022년보다 2.1% 상승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수출입 등까지 포함한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1.4%로,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2018년(2.9%) 2%대로 내려온 후 2020년 코로나19 타격에 -0.7%를 기록했다가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4.1%와 2.6%를 기록했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3천745달러로 2022년(3만2천886달러)보다 2.6% 늘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쇼핑 거리. 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분기대비 0.6%로 1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다. 다만 부문별 성장률은 수정됐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4분기 건설투자(-4.5%)는 속보치보다 0.3%포인트 낮아진 반면 수출(3.5%), 수입(1.4%), 설비투자(3.3%)는 각 0.9%포인트, 0.4%포인트, 0.3%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 1.2% △서비스업 0.8% △건설업 -3.8% △농림어업 -6.7% 등으로 집계됐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